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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연구원장 “韓 AI 경쟁력, 자체 모델과 활용에 달렸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韓 AI 경쟁력, 자체 모델과 활용에 달렸다”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4.05.17 21:39
  • 수정 2024.05.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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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세미나’ 참석
자체 AI 모델 개발, 시장과 인재 확보로 AI 선순환 가능
긴 호흡의 AI 전략과 일관된 정책 확립 필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세미나’에서  ‘AI 시대 민간 투자 활성화와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세미나’에서 ‘AI 시대 민간 투자 활성화와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인공지능(AI)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민간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몇 년 안에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기업들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자체적인 AI 모델 확보와 오픈소스 모델을 이용한 AI 모델 개발 두 가지 측면에서 AI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7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첫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환경 조성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 환경 개선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AI 기술혁신과 확산을 위한 민간 투자와 정부협력 전략을 정부·대학·민간·국제기구 전문가와 논의하고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정책 TF와 AI연구원이 주최했다.

한국 AI 민간 투자는 세계 9위 수준이다. AI 경쟁국인 미국, 중국, 영국 등에 모두 뒤처진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지수 보고서 2024(AI Index Report 2024)’에 따르면 2023년 세계 국가별 AI 민간 투자 순위 1위는 미국이었다.  672억2000만 달러(약 93조 1333억 원)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이 77억 6000만 달러(약 10조 7514억 원)로 뒤를 이었고, 영국도 37억 8000만 달러(약 5조 1370억 원)로 3위에 랭크됐다. 반면, 한국은 13억 9000만 달러(약 1조 9258억 원) 수준으로 9위에 그쳤다. 배 원장은 “AI 민간 투자 현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으로 높고 한국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 원장은 AI 민간투자 확보를 위해서는△ AI 산업 생태계 문제 △인재 부족 △투자 부진 △규제 환경 미비 등 문제를 해결하고, 긴 호흡 AI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AI 인프라 등 민간에서 해결하기 어려움 부분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AI 경쟁력에서 관건이 된다”며 “AI 저작권, 개인정보법 이슈와 AI 기본법이 빠르게 정리돼야 민간에서도 AI 모델 개발에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법안 마련과 일관된 규제도 강조했다. 그는 “AI 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돼 계류 중이기 때문에 산업체 입장에서 고민이 많다”면서 “개인정보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기관별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민간 입장에서 어떤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해야 하는지 혼란이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AI 민간 투자 강화에서 예측이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실행이 기반이 돼야 그에 맞춰 기업이 선제적인 준비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 “소버린 AI, 우수한 인재 확보와 AI 경쟁력 확보에도 중요”

그는 AI 산업 전략을 자체 AI 모델 경쟁력 확보와 오픈소스 AI 모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확보 등 두 가지 측면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 소버린(자주적인) AI 관점에서 국내 시장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논의도 중요하다고 했다. AI를 잘 활용하는 국가와 자체 강력한 AI 모델을 가지고 있는 국가, 이 두 가지를 확보해야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벌어진 AI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버린 AI는 인재 양성 부분에도 영향을 미쳐 AI 경쟁력 확보와 AI 민간투자 확보에도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체 AI 모델을 확보·개발하지 않으면 글로벌 AI 시장 확보와 인재 육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단순히 오픈소스 모델을 가지고 AI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곳에 인재들과 기업이 몰려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세미나’에서 AI 시대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엄열 과학기술통신부 AI 국장,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광동 KT 전무, 하정우 네이버AI연구소장,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구아현 기자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AI 국가 전략 세미나’에서 AI 시대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엄열 과학기술통신부 AI 국장,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광동 KT 전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구아현 기자

◇ “정부 차원 전폭적 지원으로 AI 시장 열어야”

배 원장은 글로벌 AI 투자 현황과 정부 정책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AI 정책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AI 산업을 이끌고 있다”며 “AI 시장이 열려야 민간 투자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인프라, 데이터, 자체 AI 모델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는 기업들이 아직 AI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IBM 글로벌 AI 도입지수 2023(IBM Global AI Adoption Index 2023)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AI를 활용 중인 기업은 약 42%에 불과하며 40%는 여전히 AI 활용을 검토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국 포함 전 세계 20개국 234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배 원장은 미국·중국·일본 정부 차원에 강력한 투자 현황도 언급했다. 미국 의회는 최근 15일(현지시각) 연간 43.7조 원 투자 기반 AI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이 AI 개발에 미국보다 10배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10년 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견제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447년이 소요된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AI 전환 추진 정책이 시사하는 바도 강조했다. AI 글로벌 지수로 한국(6위)보다 일본(10위)이 낮지만 일본 AI 정책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5월 AI 전략 컨트롤 타워 ‘AI 전략회의’를 설치하고 AI 관련 부처별 가이드라인을 통합·정리했다. 또 법적 규제가 아닌 자율규제로 다수 이해관계자 소통 기반 법률적 대응을 마련하고 지속적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는 “생성형 AI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대기업인 소프트뱅크에도 글로벌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400억 원 이상의 AI 인프라 투자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일본이 정보와 디지털 전환 실패 경험에서 얻은 혜안으로 AI전환 만큼은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7, OECD, 유네스코 등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도 AI 산업 생태계 구축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 협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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