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간브리핑] 세계 정상급 韓 LLM, 병원 현장서 실력 검증
9월 3주차 소식
한국의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실용적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이 영국 AI 벤치마킹 전문기업 평가에서 미국·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최고 성능을 기록하며, 한국이 AI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GPT-3.5보다 5배 높은 지능 수준을 보여준 이번 성과는 자금과 컴퓨팅 파워에서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더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기술력이 단순한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OECD 자살률 1위라는 심각한 현실 속에서 엑사원 기반 심리케어 AI가 15초 음성 분석만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혁신을 선보이고, 카카오헬스케어는 소아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AI 상담 서비스를 카카오톡으로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 역시 간호사 부족 문제를 ‘클로바 널싱 에이전트’로 해결하며 해외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어, 한국 LLM 기술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과 활용에서 모두 빛나는 韓 AI
LG AI연구원 ‘엑사원 4.0’, 미·중 제외 전 세계 최고 AI 모델 평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4.0’이 영국 AI 벤치마킹 전문기업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평가에서 미국·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최고 성능의 대형언어모델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GPT-3.5보다 5배 높은 지능 수준을 보여주며, 프랑스 미스트랄의 모델을 제치고 달성한 성과입니다. 전 특히 자금과 컴퓨팅 파워에서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AI 예산 10.1조원 투입과 국민성장펀드 중 30조원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총 4.3조원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해 진정한 ‘AI G3’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은 AI 파운데이션 모델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제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의료 분야인데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2025 국제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5)’에 참여해 LLM 기반 AI 혁신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초거대 AI 심리케어 사업’입니다. 사용자가 15초간 음성으로 대화하면 AI가 목소리 톤과 억양 변화를 분석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며, 오차율은 1.5% 미만의 높은 정확도를 보입니다. 한국의 자살사망률이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 심각한 현실 속에서 AI를 활용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입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한국어 특화 심리케어 AI는 현재 상담사 보조용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일반인 대상 스마트폰 앱 서비스로의 확장도 적극 검토되고 있어 24시간 접근 가능한 정신건강 관리 도구로 발전할 전망입니다.
밤늦은 시간 갑자기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이 인터넷에서 불확실한 정보를 찾아 헤매는 현실을 바꿀 AI 의료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선보인 소아청소년 AI 의료 서비스는 아이의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즉시 상담하고 천식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혁신적 기술입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기반 ‘닥터라이크’로 출시 예정이며, 현재 모유 수유와 예방접종 상담이 가능하고 올해 소아 응급처치, 알레르기 예측, 성장·비만 상담 등 5가지 서비스로 확장됩니다. 특히 업스테이지의 ‘솔라-메디컬’은 병원용으로, 아이젠사이언스의 ‘미어캣’은 일반 사용자용으로 각각 특화된 한국산 LLM 2종을 역할별로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전국 주요 의료기관들과의 대규모 컨소시엄을 통해 소아청소년 의료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예방부터 진단, 치료, 관리에 이르는 전 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소아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 “AI 에이전트로 의료진 업무 부담 완화”
한국 대표 LLM 기업중 또 다른 곳은 네이버클라우드죠. 이곳은 간호사 1명당 22.6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과부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클로바 널싱 에이전트’를 소개했습니다. 간호사의 74.1%가 이직을 고려하고 환자의 62.2%가 간호사를 필요할 때 만나기 어렵다는 문제에 AI가 해답을 제시합니다. 클로바 널싱 에이전트는 “점심은 언제예요?”와 같은 정보성 질문에는 즉시 답변하고, “수액이 떨어졌어요” 같은 간호 개입이 필요한 요청은 우선순위를 분류해 간호사에게 전달합니다. 현재 강원대병원에서 실증 중이며, 모델 소형화와 GPU 성능 향상으로 AI 활용 비용이 크게 낮아져 내년부터 일반 병원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말레이시아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하며 현지 언어 기반 AI 모델을 개발해 소버린 AI 기술력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 녹아든 AI
그렇다면, 실제로 의료 현장에선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요? 취재 결과 응급 현장부터 뇌졸중 진단 등에 AI가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의료 AI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선 의료 특화 AI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31번 거부 끝 1시간 15분 만에 병원 도착”… AI가 바꾸는 응급의료
응급환자가 119 신고 후 구급차는 5분 만에 도왔지만 31차례 병원 거부 끝에 1시간 15분 만에야 병원에 도착한 사례가 한국 응급의료 시스템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온택트헬스가 2016년부터 10년간 개발해 현재 전남 동부권역에서 운영 중인 AI 앰뷸런스 시스템이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구급차 내 EMS 키오스크를 통해 구급대원의 음성, 환자 생체정보, 영상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서 처리해 중증도를 자동 평가하고 최적 이송병원을 추천합니다. 환자 정보가 여러 병원에 동시 전달되어 경증환자 분산 효과와 함께 심근경색 환자 영상이나 중독환자 농약병 사진을 미리 받아 치료 준비가 가능해 실제 이송시간 절감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이엘케이, 뇌졸중 AI 병원간 연계로 치료시간 1시간 단축
국내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가 뇌졸중 진단 AI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단일 기능에서 전주기 솔루션으로 전환하며 혁신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의료진들이 “바쁜 와중에 하나의 기능만을 위해 별도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아 국내 12종, 미국 13종의 뇌졸중 관련 AI 제품으로 입원부터 추적관찰까지 전 과정을 커버하도록 개선했습니다. MD앤더슨, 하버드 등 글로벌 전문의 10명과 AI의 뇌졸중 환자 급성 악화 예측 대결에서 AI가 전문의와 유사한 판단 패턴을 보여 의료진들의 신뢰를 얻었으며, 현재 LLM 기반 의료 AI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태훈 가톨릭대 교수 “범용 AI로는 의료 현장 한계… 특화 AI가 돌파구”
고태훈 가톨릭대 교수는 “범용 AI로는 의료 현장에서 한계가 있다”며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초고령사회와 완화의료 수요 증가, 소아 혈액종양 전문가가 전국 60명에 불과한 의료 인력 부족 현실이 특화 AI 개발의 배경입니다. 고 교수 연구팀은 가정 호스피스 AI 시스템과 소아 혈액질환 특화 AI ‘헤마어시스트’를 개발 중입니다. 헤마어시스트는 서울성모병원 소아 혈액질환 환자 1500명 데이터를 활용해 4000개 질의응답 데이터셋을 구축했으며, 환자 데이터 입력 시 필요 검사와 상급병원 의뢰 필요성을 안내합니다. 연구팀이 구축한 의학 지식 말뭉치 3만3000개는 현재 무료 제공 중이며, 정부 주권 AI 사업 5개 컨소시엄 중 3곳이 활용을 명시했습니다. 알리바바의 큐웬 2.5 모델 파인튜닝 결과 의사국가고시 통과 수준인 60점 이상의 정확도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I 의존에 대한 위험성 존재
AI가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AI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도 취재했습니다.
그레이엄 버넷 美 프린스턴대 교수 “AI, 인간 집중력 착취… 안전망 구축 시급”
그레이엄 버넷 프린스턴대 교수가 ‘GPA 2025 서울’에서 “AI 시대 인간의 집중력 착취와 다양성 회복을 위해 집단적 노력과 새로운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며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인간의 집중력을 되찾는 혁명적 집단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술역사학 전문가인 버넷 교수는 “진정한 집중력은 사랑이자 기도이자 의식적 행동”이라며 인간 집중력의 착취가 깊이 있는 사고, 성찰, 공감 능력 저하를 초래한다고 경고했습니다. 10살 아이들이 하루 9시간씩 화면을 보는 현실을 예로 들며 개인의 의지력 부족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AI 기술 자체가 아닌 그것을 지원하는 경제적 모델이 문제”라며 학교가 상업적 집중력 착취로부터의 ‘피난처’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현재 그가 참여하는 ‘집중의 친구들’ 단체는 전 세계 200여 명이 참여해 개인과 사회의 집중력 회복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AI 의존할수록 뇌 사용량 줄어든다”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는 ‘IBM AI 서밋 코리아’에서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뇌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AI를 활용해 에세이를 작성한 그룹은 다른 방식을 사용한 그룹보다 뇌를 40% 적게 사용했으며, 2주 후 자신이 쓴 내용을 기억하는 비율이 8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AI 사용 패턴도 급변하고 있어 초기 아이디어 창출에서 현재는 치료·상담 서비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매일 천 명 이상이 자살 고민을 AI에 상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종교나 철학으로 해결하던 인생의 근본적 문제들을 AI에 의존하는 현상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결책으로 인간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리는 ‘휴먼인더루프(HITL)’ 기법을 제시하며 “AI 시대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인간 간의 연결을 디자인하고 협업을 강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와 기회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악시오스 AI+ DC 서밋에서 AI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며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AI가 실제로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노동 시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모데이는 지난 5월에도 AI 도구가 향후 1~5년 안에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실업률을 최대 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지만 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한 과소평가를 지적했습니다. 해결책으로는 정부 개입을 통한 AI 혁명 적응 지원과 AI 기업 이익에 대한 세금 부과를 제안했으며 “너무 빠른 변화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상상보다 더 빨리 일어날 수도 있다”며 세계에 경고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고 있는데요. 최근 ‘AI 콘텐츠 전략가(AI Content Strategist)’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픈AI가 최소연봉 31만달러(4억3000만원)에 AI 콘텐츠 전략가 구인에 나선 것을 비롯해 메타, 업스테이지, KT 등도 유사한 직군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I 콘텐츠 전략가는 AI가 생성하는 방대한 콘텐츠에 ‘가치’와 ‘맥락’을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AI는 효율적으로 콘텐츠 초안을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의 목소리나 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간의 전략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AI 소식
오픈AI가 챗GPT 청소년 사용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심각해지자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를 위한 기능 등이 포함된 챗GPT를 이달 말부터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식 블로그를 통해 “청소년 안전, 자유, 프라이버시라는 세 가지 핵심 원칙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침을 결정했다”며 “청소년 사용자에 대해서는 안전을 프라이버시와 자유보다 우선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가 내 개인정보를 몰래 기억하고 있다면?” 이런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 발맞춰 구글이 혁신적인 해답을 내놨습니다. 똑똑하게 일하면서 개인정보는 아예 기억조차 못 하는 AI인 ‘볼트젬마(VaultGemma)’를 출시했는데요. 병원 차트부터 은행 거래내역까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모든 곳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픈AI가 자사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에 GPT-5을 도입한 신규 모델 ‘GPT-5-코덱스’를 발표했습니다. GPT-5-코덱스는 기존 GPT-5 모델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작업에 최적화한 버전으로, 코드 리뷰, 리팩터링(refactors), 테스트 자동화 등 복잡한 개발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코드 리뷰는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 보안 취약점이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수정 방향까지 제안합니다. 단순한 오탈자 검출을 넘어서 팀의 코딩 스타일과 일관성까지 관리합니다.
오라클이 1995년 첫 등장 후 전 세계 1억5000만 명 이상 개발자가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의 최신 버전 ‘자바 25’를 출시했습니다. 이번 버전은 AI 기능 강화와 함께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복잡했던 문법을 대폭 간소화한 것이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