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간브리핑] AI 산업 변혁, 아직은 ‘진행형’… 넘어야 할 산 태산
8월 3주차 소식
[편집자 주] 한 주간 주요 인공지능(AI) 동향을 THE AI가 정리해 드립니다. [AI 주간브리핑]을 보시며 주요 AI 이슈를 만나보세요. 본문 내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기사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가고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AI를 전기나 인터넷처럼 모든 산업을 변혁시킬 범용기술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프린스턴대 사야시 카푸르 연구원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AI 정책 컨퍼런스에서 “AI는 유토피아론과 거품론의 극단적 시각보다는 실제 산업 변혁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균형잡힌 관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내 의료AI 기업들을 보면 이런 복잡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루닛과 뷰노 같은 1세대 의료AI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성공하며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며 흑자전환 목표를 계속 연기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희망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AI 대학원생들이 농업과 조선업 등 전통 산업에 AI를 접목한 혁신적 연구 성과를 내며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AI 열풍을 악용한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미국인 10명 중 7명이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상조회사들이 AI 강연을 미끼로 중장년층을 속이는 사례까지 급증하고 있습니다.
AI 산업 변혁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장밋빛 전망과 현실적 한계, 혁신적 성과와 심각한 부작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AI가 진정한 산업 변혁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프린스턴대 사야시 카푸르 연구원은 서울 AI 정책 컨퍼런스에서 AI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사회 전반을 변혁시킬 범용기술이라고 강조하며, 유토피아론과 거품론의 극단적 시각보다는 실제 산업 변혁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AI는 발명에서 응용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으며, 자동차 산업처럼 진정한 산업 변화는 수십 년에 걸친 점진적 확산 과정을 통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AI가 높은 정확도를 보여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될 때는 작은 오류도 치명적일 수 있어 충분한 검증과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산업 변혁을 위해서는 기술 발전보다 인간이 AI를 통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 개발과 권력 집중 방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분기 희비 엇갈린 의료AI, 뷰노 ‘맑음’ 루닛 ‘흐림’
국내 의료AI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보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지만 여전히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AI 산업 변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루닛은 매출이 늘어도 적자폭이 확대되며 흑자전환 목표를 2027년으로 두 차례나 연기했고, 뷰노도 올해 4분기에야 분기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는 등 여전히 적자 상태입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FDA 승인이나 해외 인허가에 의존하며 규제 통과와 현지 파트너 확보에만 매달리고 있어, 독자적인 시장 창출 능력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이는 국내 시장의 협소함을 반증하는 것으로, 아직 의료AI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와 지불 의사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인정받지 못하면 진정한 산업 변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AI대학원] “AI, 산업과 만나다” 연구실과 현장을 연결한 대학원생들(릴레이인터뷰)
국내 AI 대학원생들이 학계 연구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김지환 연구원은 비디오 속 인간 행동을 시간적 맥락에서 탐지하는 기술과 비가시 영역 복원 기술을 개발해 삼성리서치에 합류했고, 인하대 강토 학생은 위성 영상과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대마의 적정 수확시기를 AI로 예측하는 스마트 농업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GIST 박진휘 연구자는 2D 영상에서 3D 구조를 정밀 추론하는 깊이 인식 기술을 개발해 한국조선해양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선체 변형 예측 시스템을 구현하고 중앙대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학술 연구가 아닌 제조업, 농업, 조선업 등 전통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AI 대학원생들이 학제간 융합 연구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구체적 니즈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AI 산업 변혁의 실질적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 조사 결과 미국인 10명 중 7명이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어, AI 산업 변혁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MS, 메타, 구글, 인텔,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도입과 함께 수만 명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고, 앤트로픽 CEO는 향후 5년 내 실업률이 2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응답자의 77%가 AI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48%가 군사적 활용에 반대하는 등 AI 기술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동 대상 부적절한 챗봇, 허위 의료정보 생성, 인종차별 조장 등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AI 발전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가져올 산업 변혁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대체에 따른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AI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강력한 규제 체계 마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상조회사 ‘옥장판’ 된 챗GPT… AI 강연 미끼 영업 분통
AI 산업이 발전해야 하는데 이를 악용한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AI 산업 변혁 과정에서 이를 악용한 기만적 상술이 등장해 건전한 AI 교육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인데요. 상조회사들이 챗GPT 무료 강연을 미끼로 중장년층을 모집한 후 30분 남짓 형식적인 AI 설명 뒤 2시간 이상 상조 상품 가입을 종용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AI 교육=사기’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대학교수나 연구소 전문가들이 주최하는 정당한 AI 강연마저 의심받고 있고, 중장년층이 AI 교육 자체를 기피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AI 리터러시 향상이 시급한 시점에서 이런 사기 사례들이 오히려 국민의 디지털 교육 기회를 박탈하고 AI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어 심각한 문제입니다.
AI 챗봇, 계속 말썽
AI 챗봇이 여전히 말썽입니다. 그동안 AI 챗봇들은 편향된 답변, 허위정보 생성, 부적절한 콘텐츠 제공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왔는데, 최근에는 아동 안전을 위협하는 더욱 심각한 문제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그록 챗봇은 극단적 페르소나로 사용자를 충격적 내용에 노출시키도록 설계됐고, 메타는 AI 챗봇이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를 나누는 것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까지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I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강력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일론 머스크 xAI가 개발한 페르소나 AI 챗봇, 극단·선정적 지침 있었다
AI 챗봇의 문제는 여전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그록 챗봇에서 ‘미친 음모론자’, ‘통제 불가능한 코미디언’ 등 극단적 AI 페르소나의 시스템 프롬프트가 노출되어 사용자를 의도적으로 성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에 노출시키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그록이 ‘메가히틀러’를 자칭하며 반유대주의 발언을 했던 사건에 이어 나온 또 다른 논란으로, AI 챗봇의 안전성과 윤리적 기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메타, AI 챗봇 미성년자와 성적 대화 허용 논란… 국내도 안전법 미흡
AI 챗봇의 아동 안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메타의 내부 가이드라인에서 AI 챗봇이 8세 어린이와 “당신의 몸 구석구석은 걸작이야”와 같은 성적이고 관능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메타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사태로 현재 하원에서 계류 중인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에 대한 지지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AI 기본법 시행령 마련과 함께 아동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인구 최강국 인도, AI 강국으로 관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인도가 AI 분야에서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AI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도는 12억 달러 규모의 ‘인디아AI 미션’을 통해 제3의 축을 형성하려 하고 있고, 오픈AI 역시 인도를 겨냥한 저가형 ‘챗GPT Go’ 요금제를 출시하며 이 거대한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했습니다. 120개 이상의 언어와 1만 9000여 개 방언이라는 복잡한 언어 환경을 가진 인도의 AI 도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언어적 다양성을 반영한 새로운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가 AI 분야에서 자립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인디아AI 미션’에 12억 달러를 투자하며 엔비디아 GPU 1만 9000개를 확보해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정부 주도 AI 투자를 단행했고, 이미 ‘바라트GPT’ 등 12개 언어를 지원하는 멀티모달 모델을 출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120개 이상의 언어와 1만 9000여 개 방언이라는 복잡한 언어 환경과 함께 AI 스타트업 투자액이 미국의 1% 수준인 7억 8000만 달러에 불과한 자금 부족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인도는 중국 딥시크가 적은 비용으로 선도적 LLM을 구축한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자국만의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성공할 경우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오픈AI, 인도서 저가형 요금제 출시 “점차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
오픈AI가 인도에서 기존 요금제의 5분의 1 가격인 월 399루피(6400원)의 '챗GPT Go' 저가형 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이 요금제는 무료 버전 대비 메시지 한도와 이미지 생성, 파일 업로드 속도가 10배 향상되고 메모리 용량도 2배 증가하는 등 개선된 기능을 제공합니다. 오픈AI는 인도에서만 제공되던 Go 요금제를 점차 다른 국가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샘 알트먼 CEO가 인도를 자사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언급한 만큼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AI 소식
AWS ‘에이전트코어’, AI 에이전트를 노트북에서 해방시키다
AWS가 AI 에이전트를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아마존 베드록 에이전트코어’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AI 에이전트는 대부분 노트북에서 개념증명 수준에 머물렀지만, 에이전트코어를 통해 확장성, 보안, 메모리 관리, 모니터링 등 복잡한 인프라 구축 과제를 7가지 모듈식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런타임, 메모리, 아이덴티티, 게이트웨이, 코드 인터프리터, 브라우저 툴, 옵저버빌리티 등의 기능을 통해 최대 8시간 장시간 워크로드를 지원하고,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며 실제 웹사이트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로써 AI 에이전트가 실험실을 넘어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신뢰성 있게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구글, AI 검색 모드에 예약 기능 추가… 180개국 확대
구글이 AI 검색에 레스토랑 예약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를 전 세계 180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용자가 "4명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예약하고 싶은데 오늘 저녁 7시쯤 강남 지역에서 가능한 곳 있을까?"처럼 복잡한 조건을 한 번에 말하면 AI가 여러 예약 플랫폼을 검색해 실시간 예약 가능한 식당 목록을 제시합니다. 구글은 오픈테이블, 티켓마스터 등 주요 예약·티켓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과거 검색 기록과 지도 사용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추천까지 제공합니다. 현재 미국 내 구글 AI 울트라 요금제(월 249.99달러) 구독자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향후 지역 서비스 예약과 이벤트 티켓 구매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앤트로픽, 美 정부와 손잡고 AI 핵확산 차단 시스템 개발
앤트로픽이 미국 에너지부 국가핵안보청(NNSA)과 협력해 AI 모델의 핵확산 위험을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핵무기 제조법이나 핵물질 처리 기술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 차단하며, 핵 관련 대화에서 위험한 내용과 무해한 내용을 구분하는 정확도가 96%에 달합니다. AI 모델들이 방대한 과학 논문을 학습해 핵물리학 원리부터 핵연료 처리 방법까지 광범위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테러나 핵확산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전문 지식과 보안 체계를 통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재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에 배포되어 실시간으로 작동 중이며, 다른 AI 개발업체들도 유사한 협력을 통해 안전장치를 구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