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간브리핑] 프랑스서 열린 AI 정상회의, 규제 완화로 패러다임 전환

2월 2주차 소식

2025-02-16     김동원 기자

[편집자 주] 한 주간 주요 인공지능(AI) 동향을 THE AI가 정리해 드립니다. [AI 주간브리핑]을 보시며 주요 AI 이슈를 만나보세요. 본문 내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기사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 폐막 후 주요 국가 대표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 유튜브 캡처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AI Action Summit)’가 열렸습니다. 세계 100여 개 국가 정상과 기업, 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공공의 이익을 위한 AI, AI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AI의 잠재성과 위험을 균형감 있게 논의하는 자리죠. 미국과 영국이 빠졌지만, 안전한 AI 발전을 논의하는 깊이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AI 정상회의의 주요 내용은 규제 완화였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제 카드를 꺼낸 유럽연합(EU)이 규제를 완화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이죠. AI 기본법을 준비하던 한국도 영향받을 수 있는 사안이었죠. 실제로 AI 정상회의에서는 AI 규제에 속도를 내는 한국에 관심이 꽤 높았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AI 정상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THE AI는 실제 회의에 참여한 이들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AI 규제 푸는 EU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 유튜브 캡처

“AI 규제 완화”… 파리 AI 정상 회의서 EU 새 정책 방향 시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EU)은 강력한 규제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는 새로운 정책 변화를 시사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이 빠르게 추진된 것은 규제 완화 때문”이라며 “우리는 (규제를) 단순화할 것”이라고 말했죠. 미국과 중국 중심 AI 시장에서 유럽의 입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AI 리더십 키운다… “미국 ‘스타게이트’ 수준 투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AI에 1090억 유로(약 163조4000억원)를 투자한다고도 밝혔는데요. “아랍에미리트, 주요 미국·캐나다 투자펀드, 프랑스 기업으로부터 수년간 AI에 109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이는 미국 스타게이트에 동등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프랑스 AI 정상회의 앞두고 EU 규제 비난

미국 AI 기업인 오픈AI는 프랑스 AI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의 강력한 규제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EU의 미래를 위한 ‘실존적 도전’의 중심에 AI가 있다”며 EU AI 기술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죠.

AI 대중화 힘쓰는 LG AI연구원, 프랑스 정상회의서도 ‘AI 민주화’ 강조

이번 프랑스 AI 정상회의에는 한국 기업들도 참여했습니다. 자사 AI 모델인 ‘엑사원’을 오픈 모델로 공개하며 AI 대중화에 힘쓰는 LG AI연구원은 회사가 추진하는 AI 안전과 포용 성과를 알렸죠. 데이터 신뢰성을 높이는 AI 기술과 모두가 고르게 AI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실천 방안 모색 등 지속 가능한 AI 개발을 위한 기업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디지털 생태계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속가능한 AI의 미래’를 주제로 한 전체 총회 두 번째 세션에 패널로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네이버는 핵심 AI 원천기술과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대규모 서비스를 동시에 보유함으로써 디지털 생태계에 더 큰 기회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커뮤니티와 함께 AI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 폐막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 유튜브 캡처

美·英 불참 속 막 내린 파리 AI 정상회의… 글로벌 협력 한계 증명

이번 정상회의는 미국과 영국이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글로벌 AI 최강국이고, 영국은 AI 정상회의를 처음 개최한 국가죠. 이들이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개방적·포용적·윤리적 AI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라는 행사 취지는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韓 AI 아티스트 12인, 프랑스 AI 정상회의서 ‘미래의 결, 한국성’ 주제로 전시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 AI 아티스트가 전시전을 열기도 했는데요.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12인의 AI Artists 展 : 미래의 결, 한국성’이 개최됐습니다.

[단독] 미국 AI 안전연구소장 사임... “글로벌 AISI 회장, 7월 새로 뽑는다”

이번 프랑스 AI 정상회의에서 나온 단독 소식인데요. 글로벌 AI 안전연구소장들은 이번 프랑스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차기 회장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글로벌 AI 안전연구소(이하 AISI) 연합체인 ‘국제 AISI 네트워크’ 회장인 엘리자베스 켈리(Elizaveth Kelly) 미국 AI안전연구소장이 최근 자진 사퇴했기 때문이죠. 여기엔 미국 정치적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I 구기자] 프랑스 AI 정상회의 뒷이야기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의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실제 회의에 참석한 이들을 인터뷰하며 실제 오간 내용을 파악했는데요. 특히 해외에선 한국 AI 기본법에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규제 완화 기조에서 한국은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죠.

AI 규제 vs 진흥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11일 ‘AI SEOUL 2025’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간 지능 수준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인간 통제에 벗어날 위험을 막을 완벽한 해결책이 없다고 경고했다. /유덕규 기자

요슈아 벤지오, AI 스스로 생존 목표 설정 “AGI 위험 막는 해결책 없다”

AI 규제와 진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나뉩니다. AI 4대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AI 안전을 크게 강조했습니다. ‘AI SEOUL 2025’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간 지능 수준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인간 통제에 벗어날 위험을 막을 완벽한 해결책이 없다며 정책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죠.

제리 카플란 스탠퍼드 교수 “생성형AI, 우리의 삶 자체를 변화시킬 것”

반대로 지금은 규제보단 진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AI 기술을 선보이는 것과 이 기술을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기업들이 생성형AI를 자사 제품과 통합해 고객의 요구를 최적으로 충족시키려면 몇 년 혹은 몇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과정은 지속적인 발전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위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의료·헬스케어·교육·프로그래밍·창작 등 수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죠.

딥시크 이후 빨라지는 AI, 빅테크 新모델 출시 속도

그렇다면, 지금 AI 상황은 어떨까요? 상당한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 X(구 트위터)를 통해 GPT4.5와 GPT5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고요.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xAI의 최신 AI 챗봇 그록3의 출시가 2주내로 될 것이라고 언급했죠. 앤트로픽도 향후 몇 주내 차세대 AI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LLM 논의는 끝났다, 이젠 활용이다”

특히 최근 강조되고 있는 것은 활용입니다. 이건복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상무는 어드밴텍이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최한 ‘2025 어드밴텍-퀄컴 OS 포럼’에서 이제 기업들은 AI ‘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제 돈을 버는 쪽은 대형언어모델(LLM)을 실행시키는 쪽이 될 것”이라며 “LLM을 구축하는 기업은 한정돼 있고 이미 끝난 게임”이라고 했죠.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추진

[단독] 포스코DX, 외부 기업과 협업해 사내 AI 에이전트 구축

실제로 AI 활용은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 내 IT 계열사인 포스코DX가 최근 전사 직원 대상으로 AI 비서 서비스를 업무 환경에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구축한 AI는 자체 개발한 모델이 아닌 AI3의 ‘웍스AI’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I 서면작성을 개발한 주식회사 대륜의 박성빈 개발팀장(오른쪽)과 동태완 개발팀 AI 파트장(왼쪽).

[인터뷰] 대륜, 서면작성 AI 만든 속내… “법률 AI 활용은 필연”

법률 분야에서도 AI 활용은 서서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AI 활용을 반대하는 변협의 분위기와는 달리 말이죠. 0대 대형 로펌인 대륜법무그룹 산하 리걸테크 기업인 주식회사 대륜은 최근 ‘서면작성 AI’를 개발, 법무법인 대륜에 제공했습니다. 이에 THE AI는 개발자들을 만나 AI를 개발한 이유와 전략 등을 들어봤습니다.

‘한국형 팔란티어’ 노리는 S2W의 승부수

올해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S2W는 안보와 산업 분야 AI 활용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한국형 팔란티어를 목표로 안보에서 시작해 세상이 필요로 하는 AI 시스템을 수출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실제로 S2W는 ‘멀티도메인 교차분석 기술’과 같은 독자 기술을 확보해 AI 활용을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