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 “신뢰할 수 있는 AI가 사람을 구한다”

AI가 CCTV 24시간 보고 기록 ISO 42001 국내 1호 인증 획득 “중대재해 사전 예방 인식 더 강화돼야”

2025-11-21     구아현 기자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가 인공지능(AI)의 신뢰성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AI가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구아현 기자

“도둑이 들어왔는데 탐지하지 못한다면? 불이 났는데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면? 신뢰를 잃는 겁니다. AI 신뢰성과 정확한 탐지율을 기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공지능(AI) CCTV를 만드는 영상분석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가 인공지능(AI)의 신뢰성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가 신뢰성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가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그 집착의 결과는 세계 표준 인증으로 증명됐다. 인텔리빅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AI의 책임성·신뢰성·윤리성 등을 평가하는 ‘ISO 42001’ 세계 표준 인증 국내 1호를 획득했다. 이를 계기로 AI 신뢰성을 평가해 국내 명품 AI를 발굴하는 'Good AI 어워즈 2024'에서 수상하며 3년 연속 수상 기업이 됐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텔리빅스는 25년간 영상분석 AI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전체 인력의 70%가 기술인력이며 영상분석 특허만 35종을 보유하고 있다. 영상 검출 성능은 99.55%에 달한다. 지난해만 매출 대비 35.8%인 122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최 대표는 “믿을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해 기술 고도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인텔리빅스 ‘빅스 올캠’으로 본 CCTV 화면과 일반 CCTV 화면 비교.  /구아현 기자

◇ 공공·산업·국방까지… AI CCTV 확장성 무궁무진

인텔리빅스의 AI CCTV는 공공 안전, 산업 안전, 국방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서울 광진구, 경기도 화성시, 김천시, 고양시, 부천시 등 전국 지자체에 약 1만 대의 AI CCTV가 구축됐다. 그는 “화재, 도난, 쓰러짐, 교통사고, 차량 역주행,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24시간 감시하며 시민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AI는 만 대의 CCTV를 동시에 보기 때문에 관제 공백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 관리 의무가 강화되면서다. 포스코, LG전자,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LG화학, 한화케미칼, GS칼텍스 등 주요 제조·건설사가 인텔리빅스의 산업안전 AI를 도입했다. 근로자 추락, 끼임, 화재, 보호구 미착용, 가스 누출 등을 실시간 탐지해 기업에 보고하고 119에 자동 신고하는 시스템이다.

국방 분야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60만명에서 40만명으로 병력이 감소하면서 GOP 철책선과 해안 경계의 공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야간에 눈이 오거나 안개가 끼면 경계병이 침투를 감지하기 어렵다”며 “AI 경계병은 24시간 철책선을 감시하면서 구체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텔리빅스 ‘빅스 올캠’이 GOP 철책선, 해안 초소에서 실전시험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빅스 올캠은 눈, 비, 안개, 야간 등 악천후에도 200m 거리의 객체를 정확히 탐지하는 AI 카메라다. 야간에 간첩이나 스파이가 침투하면 ‘두 명이 낮은 포복으로 시간당 2m씩 남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구체적 정보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빅스 올캠은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6에서 혁신상에 선정돼 국제적인 기술력도 인정 받았다. 현재 500m 탐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최 대표는 “500m급이 나오면 해상 충돌 사고 예방, 항만 감시 등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며 “방산 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다. 인텔리빅스는 이미 일본, 필리핀, 대만에 AI CCTV를 납품했고 인도네시아와도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인텔리빅스Gen AMS에서 CCTV 영상을 보고 AI가 텍스트로 관제 일지를 쓰는 시연. /구아현 기자

◇ 영상을 텍스트로 바꾸는 AI 개발

인텔리빅스는 최근 CCTV 영상을 보고 AI가 글로 설명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핵심 기술은 ‘Gen AMS(Generative AI Monitoring System)’다. Gen AMS는 자연어 검색도 지원한다. 영상을 텍스트로 변환해놨기 가능한 일이다. Gen AMS에는 비전 AI와 LLM(대형언어모델)을 결합한 기술인 VLM이 적용됐다. 이는 인텔리빅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최 대표는 “기존에는 사람이 CCTV 화면을 보다가 이상을 발견하면 직접 기록해야 했다”며 “이제는 영상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텍스트로 작성해 주고 보고서도 써준다”고 설명했다.

인텔리빅스의 VLM은 영상 데이터 1만3810시간, 이미지 데이터 5000만장을 학습했다. 객체 검출 종류만 91개, 객체 수는 약 5억개, 데이터 증강은 약 2억장에 달한다. 최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이 오탐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AI 분야로도 기술을 확장 중이다. 4족 보행 로봇에 AI를 탑재해 24시간 위험 지역을 순찰하는 시스템이다. 최 대표는 “세계 최초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AI 순찰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화재, 도난, 쓰러짐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자율적으로 현장으로 이동해 상황을 촬영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년 3월 시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도 VSS(Vision Safety System) 기술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GPU 기반으로 속도를 높이되, 국산 NPU로 경량화 모델을 만들어 대중화를 추진한다”며 “0.23초 만에 피드백이 와야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는 한 시간 인터뷰 동안 최은수 대표는 ‘신뢰’라는 단어를 수십 번 반복했다. /구아현 기자

◇ “사전 예방 인식·투자 더 높여야”

한 시간 인터뷰 동안 최은수 대표는 ‘신뢰’라는 단어를 수십 번 반복했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기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아리셀 화재 등 대형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 그는 “AI CCTV가 미리 설치돼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인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산업 현장이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말 통계 기준으로 사고재해자는 무려 8만5705명에 달하며, 사고사망자도 617명에 이른다. ‘떨어짐(221명)’, ‘끼임(39명)’, ‘부딪힘(49명)’, ‘물체에 맞음(37명)’ 등이 주요 사망 원인이다. 전년 대비 증감률을 보면 화재, 폭발(1227%), 끼임(230%), 교통사고(85%), 떨어짐(28%) 등 유형에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법이 아니라 예방법이 돼야 한다”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이는 비용이 지출된다는 생각보다는 투자라고 생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전에 예방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AI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는 내달 2~3일,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가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하는 ‘THE AI SHOW(TAS) 2025’ AX 컨퍼런스의 연사로 나선다. ‘대한민국 AX 리포트: AI 기술부터 각 산업 전환까지, AX 생태계 완전 분석’을 주제로 개최하는 행사에서 최 대표는 인텔리빅스의 최신 기술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해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3일 부대행사로 개최되는 ‘GOOD AI 어워즈 2025’에도 참여한다. 사전등록은 AX 컨퍼런스 신청 사이트(링크)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