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누구보다 잘 아는 AI”... 센드버드, ‘delight.ai’ 공개
B2B용 AI 컨시어지 미국, 한국 동시 출시 이상희 센드버드코리아 대표 “깊이 있는 고객 이해 AI로 실현”
# “보스턴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delight.ai’에 보내자 인공지능(AI)은 쿠셔닝이 좋은 마라톤화를 추천했다. 고객이 대화 도중 자리를 떠나자 문자로 대화를 이어 보냈고, 고객 요청에 따라 AI 보이스 전화로 대화를 이어갔다. 아울러 전화 통화 중 고객이 신은 신발 사진을 분석해 “OOO를 신고 계시네요. 발볼이 넓으시군요”라며 맞춤형 제안을 이어갔다. 웹 채팅에서 시작된 대화가 문자와 전화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졌다.
19일 서울 강남구 센드버드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엄용철 센드버드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가 시연한 AI 컨시어지 ‘delight.ai’는 마치 오랜 단골 고객을 맞이하는 매장 직원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delight.ai는 고객의 대화를 이해하고 기억해 개인 맞춤형 응대를 제공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이다. ‘delight’라는 명칭에는 기술을 통해 고객이 ‘기억되고, 이해받고, 배려받는’ 경험을 구현하고 사람과 브랜드 사이 감정적 연결과 인간적인 온기를 회복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담았다.
delight.ai는 이날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이상희 센드버드코리아 대표는 “delight.ai는 초개인화된 고객과의 대화를 이끌어가면서 마음을 움직여 기업의 비즈니스 의도를 달성하도록 도와준다”며 “그동안 고객 지원은 기약 없는 기다림, 동일한 스크립트, 반복되는 문의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즐거운 고객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고객은 기업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기업과 고객이 함께 매출과 로열티 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초개인화한 AI 에이전트 구현
delight.ai는 에이전트 메모리 플랫폼, 옴니프레젠트, 트러스트 OS 등 세 가지 핵심 기능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고객을 기억하고 대화를 이어할 수 있으며 믿을 수 있는 AI 컨시어지로 구현된다.
에이전트 메모리 플랫폼(AMP) 기능은 고객에 대한 메모리를 기억하고 실시간 업데이트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의도에 맞도록 메모리를 처리하고 후속적인 대화를 진행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다. 이상희 대표는 “단순히 대화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의도에 맞게 메모리를 처리한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고객 리텐션 강화 또는 재구매율 향상을 목표로 설정하면 AI는 그에 맞게 대화를 유도하되 상업적 느낌이 아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한다.
옴니프레젠트 기능은 웹, 문자, 전화 등 모든 채널에서 고객 대화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히 여러 채널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채널을 옮겨도 이전 대화 내용을 AI가 모두 기억한다.
이날 ‘듀얼 채널’ 기능도 시연했다. 배달 앱 고객이 “배달이 지연됐어요”라고 채팅하면 AI는 고객과 채팅을 이어가는 동시에 AI 보이스 기능으로 AI 에이전트가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한다. 확인 후 고객에게 능동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향후 팔로업까지 스케줄링한다. 이 대표는 “배송 지연 시 AI가 먼저 가게에 전화로 상황을 알리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며 “모든 채널에서 고객 메모리를 가지고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신뢰성 구축 위해 트러스트 OS 도입
delight.ai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트러스트 OS’를 도입했다. 트러스트 OS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안심하고 AI 에이전트를 기획·개발·배포·관리할 수 있게 하는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데이터 실시간 모니터링, 브랜드가 설정한 정책에 따른 행동 조정 등이 가능해 서비스 품질과 보안을 보장한다.
트러스트 OS는 AI의 모든 행동과 그 근거가 된 고객 메모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관리자는 대시보드에서 AI의 답변을 추적하고 진단할 수 있다. 아울러 AI 제어 시스템으로 AI의 잘못된 행동을 정교하게 통제하며 관리자는 특정 상황에서 AI의 권한을 제한하거나 특정 답변을 금지하는 등 세밀한 룰을 설정할 수 있다.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기술로 AI가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면 자동으로 상담사에게 연결되거나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AI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직접 개입할 수 있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끊김이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 메시지 유출이나 개인정보 침해를 방지하도록 했다.
◇ 다양한 AI 모델 활용... 고객 정보는 비식별화 처리
AI 모델 관련 질문에 엄 매니저는 “현재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GPT-4o, 그리고 GPT-5까지 활용하고 있다”며 “텍스트 기반 채팅과 문자에는 주로 클로드와 GPT를 사용하고, 음성 AI는 언어별로 다양한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정보는 센드버드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개인식별정보 마스킹 기능으로 대시보드에서 고객 정보를 조회할 때도 민감 정보가 자동으로 가려진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는 경우 제대로 된 delight.ai를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에 대해 엄 매니저는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 이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며 “개인화된 서비스를 위해 마케팅 메시지 수신에 동의하는 많은 플랫폼 회사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delight.ai는 ‘센드버드 컴스 스위트’라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한편, 센드버드는 2013년 미국에 본사를 설립한 한국 스타트업으로, 채팅·메시징 중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재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B2B 유니콘 기업이다. 북미 시장 비중이 가장 크고, 아시아 30%, 유럽 20~25%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