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 출시… “멀티모달 이해도 최고”
현지시간 18일 공개… 앱·검색기능 등 즉시 적용 LM아레나·HLE 등 주요 벤치마크서 높은 점수 획득
구글이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나이 3’를 출시했다.
18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구글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AI 모델인 제미나이 3를 출시하고, 이 모델이 “멀티모달 이해 분야에서 세계 최고 모델이자, 가장 강력한 에이전트 및 바이브 코딩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3월, 제미나이 2.5를 선보인 후 약 8개월여 만이다.
◇ 검색부터 앱까지, 제미나이 3 적용
이번 출시의 가장 큰 특징은 구글의 전체 제품군에 제미나이 3가 즉시 적용된다는 점이다. 구글이 출시 첫날부터 검색에 제미나이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기능은 미국 시장에서 먼저 적용되고 한국 등 일부 국가는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제미나이 앱은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받았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재설계했다는 것이 구글측의 설명이다. ‘마이 스터프(My Stuff)’ 폴더가 새로 생겨 생성한 이미지, 동영상, 보고서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쇼핑 경험도 개선돼 500억 개 이상의 제품 목록을 보유한 구글 쇼핑 그래프에서 직접 제품 목록, 비교표, 가격을 제공한다.
◇ 새로운 기능 눈길
이날 제미나이 3의 눈길을 끄는 기능으로는 ‘딥 씽크(Deep-Think)’였다. 경쟁사 오픈AI의 ‘o1’과 유사한 강화 추론 모드로, 응답하기 전 더 오래 ‘사고’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박사급 복잡성을 요구하는 문제를 위해 설계됐으며, ‘인류 최후의 시험(Humanity's Last Exam)’ 벤치마크에서 41%를 기록했다. ARC-AGI-2 벤치마크에서는 45.1%라는 성과를 냈다. 딥 씽크는 안전 테스터들에게 먼저 제공된 후 구글 AI 울트라 구독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제미나이 3는 ‘생성형 인터페이스(Generative Interfaces)’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다. ‘시각적 레이아웃(Visual Layout)’은 검색 결과를 이미지, 표, 그리드와 같은 시각적 요소가 포함된 레이아웃으로 제공한다. ‘동적 뷰(Dynamic View)’는 제미나이 3의 에이전트 코딩 능력을 활용해 프롬프트에 맞는 맞춤형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실시간으로 설계하고 코딩한다.
제미나이 앱에는 ‘제미나이 에이전트(Gemini Agent)’라는 실험적 기능도 추가됐다. 이는 멀티스텝 작업을 직접 처리하는 기능으로,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거나 리마인더를 설정하고, ‘내 이메일함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할 일 목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답장 초안을 작성해 승인을 요청한다. 프로젝트 마리너(Project Mariner)의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구축된 제미니 에이전트는 딥 리서치(Deep Research), 캔버스(Canvas), 지메일·캘린더 같은 구글 워크스페이스 연결 앱, 라이브 웹 브라우징 등의 도구를 사용해 복잡한 요청을 처리하기도 한다. 구매나 메시지 전송 같은 중요한 작업 전에는 사용자 확인을 요청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능은 미국 내 구글 AI 울트라 구독자들에게 먼저 제공된다.
◇ AI 모델 경쟁 심화되나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지표에서도 제미나이 3 프로는 오픈AI의 ‘GPT-5’를 비롯한 기존 경쟁 모델들보다 뛰어난 점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직접 평가하는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 기존 수위권이었던 그록 4.1과 전작 제미나이 2.5프로를 제치고 1501점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또 박사급 추론 능력을 재는 HLE에서도 GPT-5를 제치고 37.5%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경시대회 수준의 수학 문제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로 구성된 ‘매스아레나 에이펙스’에서는 기존 최고 점수인 5.21%를 능가한 23.4%를 기록했다.
제미나이 3 출시로 빅테크 간 AI 모델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와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은 구글의 새 모델이 자율 코딩이나 이미지 생성 등에서 자사 모델을 능가할 경우 사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제미나이 3 출시일을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례 기술행사 ‘이그나이트 2025’ 개막일에 맞춘 점 역시 구글이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외신들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이미 압도적 우위를 가진 만큼, 이번 모델 공개는 다른 기업들을 더욱 압박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