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쿤, 메타 떠난다… 스타트업 창업

2025-11-12     유덕규 기자
얀 르쿤(Yann LeCun) 메타 수석 AI 과학자. /메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이 회사를 떠나 자체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르쿤 교수가 수개월 안에 메타를 떠나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하기 위해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 모델은 AI 시스템이 환경에 대한 내부적 이해를 발전시켜 인과관계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구글 딥마인드와 월드랩스(World Labs) 같은 주요 연구소와 스타트업들도 월드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르쿤의 퇴사는 메타에 중대한 시점에 이뤄진다. 메타는 최근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우려에 대응해 AI 개발 접근 방식을 변경했다. 또한 경쟁사들로부터 50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영입해 ‘메타 초지능 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라는 새로운 AI 부서를 구축하면서 AI 조직을 전면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타는 지난 6월 데이터 라벨링 업체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21조원)를 투자하고 알렉산더 왕 CEO를 영입해 신설 부서를 이끌도록 했다.

다만 테크크런치가 지난 8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결정들로 인해 메타 AI 부서 내부가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영입 인력들은 대기업 관료주의에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기존 생성 AI팀의 역할 범위는 축소된 것으로 알려졋다.

르쿤 교수는 메타의 기초 AI 연구소(Fundamental AI Research Lab, FAIR) 부서에서 장기 연구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메타의 이전 AI 모델 패밀리인 라마4(Llama 4)가 경쟁 모델들을 따라잡지 못하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결정하면서 그의 연구가 뒷전으로 밀려났다. MSL과 달리 FAIR는 향후 5~10년 후에 사용될 수 있는 장기 AI 연구 기법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계됐다.

한편, 르쿤 교수는 그동안 AI 기술, 특히 대형언어모델(LLM)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과대평가되는 현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AI 시스템을 통제하는 방법을 긴급히 찾아내기 전에, 우선 집고양이보다 똑똑한 시스템 설계의 실마리라도 찾아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