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AI 신뢰 투자, 글로벌 대비 크게 낮아
IDC ‘데이터 및 AI 영향력 보고서’ 에이전틱 AI 신뢰성 투자 계획 4%… 아태 평균의 5분의 1 수준
국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서 데이터 인프라는 갖췄지만,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을 위한 투자는 글로벌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AI·데이터 기업 SAS가 공개한 국제데이터그룹(IDC)의 ‘데이터 및 AI 영향력 보고서: 신뢰가 이끄는 AI 시대’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개발에 대응해 신뢰할 수 있는 AI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 있는 한국 기업은 4%에 불과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20%)의 5분의 1, 글로벌 평균(52%)의 1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북미, 중남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아태 지역의 IT 전문가 및 비즈니스 리더 23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내 기업들은 최신 AI 기술 도입에도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생성형 AI 도입률은 68.2%로 글로벌 평균(81.4%)보다 13.2%포인트 낮았다. 반면 머신러닝 등 기존 AI 도입률은 95.5%로 글로벌 평균(65.8%)을 29.7%포인트 웃돌았다.
에이전틱 AI와 양자 AI 같은 신기술 도입률도 각각 35.8%, 22.7%로 글로벌 평균(51.5%, 30%)보다 낮았다. AI 도입 목표도 ‘비즈니스 위험 감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 기능적이고 단기 성과 중심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 수준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데이터 거버넌스, 책임감 있는 AI, 규정 준수, 설명 가능성, 위험 관리 등을 평가하는 ‘신뢰할 수 있는 AI 지수’에서 국내 기업의 26%가 최고 등급인 ‘고급 수준’에 속했지만, 30%는 최하 등급인 ‘기초 수준’에 위치했다.
이는 5개 등급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된 글로벌 결과와 대조적이다.
다만 국내 기업의 36%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거나 최적화가 완성된 고급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해 글로벌 평균과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 준비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전대일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데이터 준비도를 갖추고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구축이나 에이전틱 AI 등 신기술 투자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탄탄한 데이터 기반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진정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전사적인 AI 로드맵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중혁 SAS코리아 대표이사는 “금융 및 공공 부문의 많은 고객사가 LLM 및 AI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 개발을 내년 주요 사업 과제로 설정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AI 플랫폼 공급과 강력한 AI 거버넌스 확보를 통해 고객들의 장기적인 AI 로드맵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