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울대, 빛 인식·학습하는 양자점 개발
국내 연구진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물을 인식하고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는 인공지능(AI) 시냅스 광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고려대는 방준하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강유전체 양자점’ 기반 인공지능 시냅스 광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광트랜지스터는 빛에 반응해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로, 빛의 세기나 패턴을 전기 신호로 바꿔 인식하는 소자이다.
양자점은 미세한 반도체 입자로,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특성이 뛰어나 디스플레이와 센서 분야에서 각광받는 소재다. 하지만 기존 양자점은 전하가 강하게 묶여 있어 어두운 환경에서는 신호 인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를 띠는 방향을 스스로 기억하는 성질인 강유전체 분극을 형성할 수 있는 고분자(PVDF-SH)를 도입한 강유전 양자점(FE-QDs)을 만들었다. 이 양자점을 유기 시냅스 트랜지스터 구조(뇌의 신경세포가 신호를 전달하고 학습하는 원리를 모방한 전자소자)에 적용해,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며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각 소자를 구현했다.
연구 결과, 이 장치는 25,200초(약 7시간) 이상 기억 상태를 유지하는 비휘발성 장기 저장 능력으로 기존 센서 대비 10배 이상 긴 메모리 특성을 보였고, 가시광선과 자외선에서도 안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야간 환경에서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테스트에서는 100%의 인식 정확도를 달성해 실제 자율주행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손글씨 숫자 분류 실험(MNIST 데이터셋)에서는 92.2%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방준하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강유전성과 양자점을 결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움직일 수 있는 인공지능 시각 소자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 자율주행차, 야간 감시, 차세대 스마트 모빌리티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