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비사용 후 자연 분해되는 전자시스템 개발

2025-11-05     구아현 기자
(왼쪽부터)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 한원배 경기대 전자공학부 교수, 한성근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박사과정. /고려대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 연구팀이 저비용·대면적 제조가 가능한 공정 및 광경화 기술을 도입해, 유연하면서도 사용 후 자연 분해되는 전자시스템을 구현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의 분해성 전자기기는 주로 실리콘, 마그네슘, 아연 등 단단한 금속이나 광물 기반의 무기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재료는 전기를 잘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온과 고비용 공정을 거쳐야 하고 깨지기 쉬워 유연성이 필요한 환경에서 사용이 어려웠다. 특히, 굴곡진 표면에서는 작동이 어려워 실용화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온 공정과 빛으로 굳히는 광경화 기술을 도입했다. 이 공정은 액상 재료를 용액 형태로 다룰 수 있어 저비용으로 대면적 제조가 가능하며, 유연한 유기 기반 전자시스템을 정밀하게 적층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장비나 절차 없이도 여러 층의 회로를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은 늘리거나 비틀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사용 후에는 자연 분해되어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제거 수술이 필요 없는 의료용 기기와 회수 부담이 적은 새로운 유형의 친환경 기기로 발전할 수 있다.

본 연구 성과는 글로벌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황석원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생분해성 전자기기의 한계를 넘어, 유연성과 신축성, 제조 용이성을 모두 확보한 기술”이라며 “앞으로 환경 모니터링, 웨어러블 디바이스, 의료용 임플란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