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쇼핑 중단하라”… 아마존, 퍼플렉시티에 법적 경고

AI 에이전트 자율 쇼핑을 둘러싼 충돌 “퍼플렉시티, AI 쇼핑 고지 안해 ‘사기’” “아마존, 사용자 아닌 광고 수익에만 관심”

2025-11-05     구아현 기자
퍼플렉시티 AI 브라우저 에이전트 ‘코멧’이 아마존에서 가장 저렴한 자전거를 찾고 있는 모습. /퍼플렉시티 AI 브라우저 캡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온라인 쇼핑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논쟁이 촉발됐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이 지난 31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검색 기업인 퍼플렉시티 AI 브라우저 에이전트 ‘코멧’이 사용자를 대신해 자사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AI 쇼핑’ 기능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아마존은 이 서한에서 “퍼플렉시티가 컴퓨터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활동할 때 이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아마존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존의 쇼핑 경험을 저하하고 개인정보 보호 취약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에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Bullying is Not Innovation)’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이를 강력히 반박했다. 퍼플렉시티는 “AI 기업을 상대로 한 아마존의 첫 법적 공격이며, 모든 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위협”이라며 “사용자 선택권과 AI 비서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대 기업이 법적 위협과 압박으로 혁신을 막고 사람들의 삶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괴롭힘(bullying)”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AI 도구 사용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퍼플렉시티는 “더 쉬운 쇼핑은 더 많은 거래와 만족스러운 고객을 의미하지만, 아마존은 이에 관심이 없고 광고 노출에만 더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용자 인증 정보는 로컬(사용자 기기)에만 저장되며 서버에는 절대 보관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코멧은 퍼플렉시티가 출시한 AI 기반 웹브라우저로 지난 10월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됐다. 코멧은 사용자가 웹을 탐색하는 동안 동행하는 AI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코멧 AI 어시스턴트에게 “아마존에서 가장 저렴한 자전거를 찾아서 더 빨리 배송되는 다른 사이트를 비교해줘”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AI가 자동으로 로그인하고 제품을 검색하며 구매를 완료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논쟁을 거대한 AI 웹 브라우저 전쟁의 공식 시작이라고 논평했다. 아마존도 여러 브랜드를 넘나드며 쇼핑할 수 있는 ‘바이포미(Buy For Me)와 자사 앱 내에서 작동하는 AI 비서 ‘루퍼스(Rufus)’를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베타 버전으로 출시된 루퍼스는 아마존의 제품 카탈로그, 고객 리뷰, 커뮤니티 질의응답, 웹 전반의 정보로 학습된 대화형 AI 쇼핑 비서다.

아마존의 이 같은 행보는 자체 AI 쇼핑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외부 AI 에이전트가 자사 플랫폼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루퍼스가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루퍼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구매를 완료할 확률이 60% 더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