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AI] “자기소개서 AI 사용 다 알고 있다”
기업들, AI 판별 기술 도입 늘어 자체 AI 탐지 기술 적용하기도
최근 챗GPT, 제니마이, 클로드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 일상화되면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자기소개서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반면 채용 시장에서는 이를 걸러내는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 “5분 만에 AI로 쓴 자소서로 합격해”
사람들 사이에서 AI 활용은 AI 모델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면서 일반화됐다. 지난해 챗GPT 4o, 클로드3, 제미나이 1.5를 시작으로 올해 챗GPT5, 클로드3.5, 제미나이2.5 등 전체적인 추론과 글쓰기 능력이 향상됐다. AI로 쓴 글을 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무하유 관계자는 “취준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페에서 AI로 5분 만에 쓴 자기소개서로 합격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며 “지난해부터 이를 보고 인사팀들이 이를 탐지하는 도구 도입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AI로 쓴 글을 판별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HD현대 그룹 채용 담당자는 “채용 과정에서 100% 자기소개서를 AI로 쓴 지원자가 많아 놀랐다”며 “AI로 쓴 비중이 많으면 자기소개서를 보지도 않고 탈락 시킨다”고 말했다. HD현대 그룹은 계열사를 포함해 자체 AI 기술로 자기소개서를 판별하는 기술을 도입해 이를 분별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도 서류 평가를 AI로 대체했다. 현재 76개 금융사가 채용 과정에서 무하유 AI 서류평가 솔루션을 이용해 자기소개서를 AI로 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명 오기재, 내용 평가까지 수행하고 있다.
◇ “AI로 쓴 글 할루시네이션 문제 일으켜”
기업들이 AI 탐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이유는 AI로 쓴 자기소개서가 거짓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생성형 AI는 거짓된 내용을 사실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일으키는데, 채용에 쓰이는 자기소개서에도 이러한 경향이 발생하고 있다. 무하유 관계자는 “실제 기업 채용 과정에서 마케팅 직무에 지원한 지원자가 SNS 운영 경험이 없음에도 AI가 자소서에 블로그 운영 경험을 넣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제로는 경험이 없는 지원자가 채용이 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탐지 기술은 완전히 AI로 작성된 글만을 대상으로 한다. 본인이 쓴 자기소개서에 맞춤법만 고쳐달라고 하거나 띄어쓰기나 오타 정도만 수정되면 사람이 쓴 글로 판단된다. 한 채용 담당자는 “우리가 잡고자 하는 것은 ‘어떤 기업 영업직 자기소개서 써줘’ 하는 식으로 완전히 AI에 의존하는 케이스”라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채용 시장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확산하고 있다. 박람회에서 만난 한 교수는 “A학생은 AI로 5분 만에 리포트를 작성해 A학점을 받았고, B학생은 일주일 동안 논문을 찾아가며 직접 작성해 C학점을 받았다”며 “A학생이 단톡방에서 자랑하는 것을 본 B학생이 교수에게 이의제기를 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 “98% 정확도”… 생성형 AI 원리 역이용한 탐지
생성형 AI로 쓴 글을 탐지하는 기술의 원리는 이 원리를 역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대형언어모델(LLM) 원리는 주어진 단어와 문맥을 바탕으로 다음에 올 글자(토큰)를 AI가 학습된 확률에 따라 자연스러운 단어를 선택해 문장을 완성한다. 무하유 관계자는 “이러한 확률적 패턴을 역 이용해 이 토큰 다음 토큰이 AI가 선택할 확률이 높은 것인지를 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무하유는 논문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개발해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러한 ‘AI 탐지 기술’을 만들었다. 최근 AI 탐지 기술 도입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AI 자기소개서 탐지 기술에 대한 도입보다는 AI로 쓴 글을 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를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보급하고 있다. 무하유 관계자는 “AI 탐지 기술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보다 문의가 훨씬 많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