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조와 AI 융합, 스마트팩토리 미래 연다

2025-09-16     오병준 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
오병준 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 

인공지능(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AI는 공장 운영 최적화와 데이터 활용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와 지속 가능한 제조로 확장되고 있다.

◇ 공장 운영을 간소화하는 AI

공장 운영을 원활하게 한다는 건 수많은 물리적, 개념적 요소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루는 것과 연결된다. 이 데이터는 스마트 머신에서 수집되는 실시간 센서 정보부터 운영, 유지보수 매뉴얼까지 다양하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고유한 과제가 생긴다. AI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도 작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브라운필드(brownfield) 환경에서는 데이터 수집 과정을 크게 간소화해준다. AI 비전 기술은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발전했는데, 이제 AI는 모델이 인식하는 대상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정 과정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예전에는 머신 비전 전문가 팀이 필요했던 작업을 이제는 일반 엔지니어나 기술자도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AI는 생산 라인의 머신 비전처럼 특정 분야에서 고급 기술을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최적의 부품 배치, 조명 조건, 카메라 설정을 결정하는 데 별도의 AI 모델을 쓴다. 그런 다음, 부품의 특징을 인식하도록 학습된 보조 모델을 통해 양품과 불량품을 빠르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하면 AI 전문가가 아니어도 1시간 안에 전체 시스템을 배포할 수 있다.

◇ AI로 데이터 패키징 혁신

데이터의 맥락화와 패키징, 그리고 활용은 원시 정보만큼 중요하다.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기계의 현재와 과거 작동 정보는 중요한 데이터지만, 이를 기계 작동을 시뮬레이션하는 모델이나 디지털트윈에 통합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기계, 부품, 제품 데이터를 AI 모델에 패키징하는 것은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형태로 구성해 쉽게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일례로 기계 데이터를 사용해 AI 기반 ROM(Reduced Order Model)을 학습시키면, 이 모델은 기계의 동작에 대한 상세한 결과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현장에 있는 태블릿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ROM은 유지보수를 간소화하고, 운영자가 비싼 시뮬레이션이나 생산 중단 없이도 최적화 방안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멘스는 공급업체가 배치 단위 데이터를 제품과 함께 ML 모델 형태로 패키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재 로트(lot)의 특성에 맞춰 기계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고, ML 모델을 활용하면 더 효율적이고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불량 없는 생산을 목표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방법이자, 기업의 지속 가능한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AI와 제조업의 결합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됐다. 국내에서도 여러 제조 기업들이 AI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으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으며, 정부도 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AI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사업’은 지역의 주요 산업과 연결해 중소 제조업체들이 AI와 제조 데이터를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는다.

◇ 기업들의 AI 도입 사례

기업들도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기업인 종근당은 천안 사업장에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이 스마트팩토리는 예측 기반 공정과 품질 관리, AI 기반 품질경영, 설비 운영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며,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이를 AI에 학습시킨다. 이를 통해 종근당은 공정 최적화, 품질 평가 자동화, 예지보전 등을 실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현대트랜시스는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 ‘TADA(Transys Advanced Data Analytics)’를 생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비전 검사 솔루션인 ‘TADA 스마트 솔루션’은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성과 불량 검사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 솔루션은 품질 높은 부품 이미지를 학습한 후, 검사 정확도를 기존 93%에서 99.9%로 개선했다. 현대트랜시스는 TADA 기술을 국내외 사업장에 적용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루고 있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개선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공장과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와 결합하면, 기업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제조를 실현하며, 새로운 혁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