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규의 AIways] AI로 서울을 그려본다면
AI 아티스트 “프롬프트 구상부터 AI 활용 가능” AI 툴 선택부터 후보정까지… AI가 진입장벽 낮춰
[편집자 주] AI 기술이 우리 일상에 찾아왔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 곳곳에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의 유덕규 기자는 ‘AIways’ 기획을 마련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AI 기술을 소개합니다. AIways는 ‘언제나’라는 뜻 Always와 AI 방법들이란 의미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AI 방법들을 ‘AIways’ 기획에서 알아보세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서울을 그려본다면 어떠한 그림이 나올까요? 최근 AI가 발전하며 예술 작품을 AI를 활용해 직접 만들거나 기존 제작물들을 편집한 결과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쉽게 이미지를 만들거나 편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저 프롬프트(명령어) 한 번 ‘딸깍’ 입력하는 행위가 예술이냐는 의견이 엇갈리고도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예술이 과연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지는지 한 번 살펴봤습니다.
◇ AI로 그림을 만드는 과정은
AI로 그림을 만드는 과정은 일단 간단했습니다. 프롬프트를 생성형 AI에 입력을 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유행했던 챗GPT에 “‘지브리 스튜디오’처럼 화풍을 바꿔줘”라는 프롬프트는 정말 단 한 문장으로 이미지를 원하는 화풍으로 바꿔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프롬프트를 어떻게 작성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 아티스트들이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AI 아티스트들은 우선 프롬프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 때 AI에게 어떠한 프롬프트를 넣으면 좋을지, 어떻게 프롬프트를 수정해야 하는지를 구상합니다. 또 배경의 색을 추천을 받는다거나 어떠한 구도가 나을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작성된 프롬프트를 AI 툴이 이해하기 쉽도록 “영어로 프롬프트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해 프롬프트를 완성합니다.
또한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툴은 ‘미드저니’였습니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 다양한 AI 툴들을 이용해왔지만 가장 손이 자주 가는 툴은 미드저니였다고 이들은 말했습니다. 특히 미드저니의 강점은 기존 만들어진 작품들이 만들어진 프롬프트를 참고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막연하게 프롬프트를 입력하자니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 상상했던 이미지와 비슷한 기존 작품들을 참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같은 프롬프트 하나로도 여러 장의 이미지를 만들어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다만 지난 2023년 3월말 무료 버전 제공을 중단하며 이미지를 테스트해볼 수 없는 점은 단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툴을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는 이른바 갓 완성된 요리와 같습니다. AI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게 후보정을 진행합니다. 포토샵을 이용해 제작된 이미지를 세부적으로 수정하거나 업스케일링(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의 품질을 높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동반돼야 하는 이유로는 자체 제작된 이미지의 품질이 살짝 떨어진다고 그들은 설명합니다. 특히 AI가 생성하는 이미지들은 대체로 해상도 제한이 걸려있어 정해진 해상도로 출력한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인쇄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사용할 이미지는 업스케일링을 하지 않으면 사용하기 힘들다고 이들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AI를 활용하며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문제가 업스케일링 과정에서 해결되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고품질의 AI 아트의 생성 과정은 ‘프롬프트 작성 → AI 툴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 → 포토샵 및 업스케일링 과정(후보정)’으로 진행됩니다. 이처럼 단계적으로 제작하는 이유로는 저품질의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하는 AI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음부터 고품질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기보다는 저품질의 이미지를 테스트와 수정을 거치며 대량 생산한 뒤 취사선택하는 과정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고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에는 많은 GPU·토큰 사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AI 아티스트들은 설명합니다.
◇ AI로 서울 배경을 만들어본다면
우선 저는 거주하고 있는 서울과 집앞 마포대교 산책로를 떠올리며 ‘노을과 한강이 보이는 서울 전경’에 대한 프롬프트를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4를 이용해 만들어봤습니다. 특히 ‘하늘의 색상은 애니메이션처럼’이라는 프롬프트도 넣어달라고 입력했습니다. 클로드는 △기본 프롬프트 △더 상세한 버전 △특정 랜드마크 포함 버전이 포함된 세 개의 프롬프트를 제공했습니다.
본 기자는 이 중 더 상세한 버전을 선택해 미드저니에 입력했습니다.
미드저니는 네 가지의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이 중 원하는 사진을 선택해 미드저니가 제공하는 자체 업스케일링 기능을 활용해 제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업스케일링 과정을 진행하면 건물들의 질감이나 빛의 표현이 좀 더 뚜렷하게 바뀝니다. 이미지의 용량은 1.6MB에서 7.3MB로 4배 이상 늘어나는 것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성한 이미지를 다른 AI 툴을 활용해 업스케일링하거나 포토샵을 활용해 채도나 명도 등 이미지의 상세 색감 등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 그저 ‘딸깍’의 생성물인가
AI를 활용한 예술이 기존 예술에 비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AI로 만든 작품은 예술은 아니라는 견해입니다. 본 기자가 실제로 AI 툴들을 활용해 이미지를 생성해 보는 일련의 과정은 기존 예술에 비해 까다롭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이러한 결과물을 예술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AI 아티스트들은 기술이 발전하며 예술도 변화를 맞이하고 새로운 직업도 생긴다고 주장합니다. 사진 기술이 발명됐을 때 초상화나 풍경을 그리던 화가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까요? 영화라는 것이 만들어졌을 때 영화감독이란 직업이 있었을까요? 이들의 질문은 지금 기술 발전의 상황과 맞물려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예술은 그저 ‘딸깍’의 산물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도구이자 기법의 등장이며, 사진과 영화가 예술의 지형을 바꿨듯 AI 역시 또 다른 창조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이들은 강조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표현의 길을 찾아 나서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