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규의 AIways] 미래도시에선 화재를 어떻게 제압할까

AI·GIS·LBS·디지털트윈 등 기술 결합 화재 예방·대응·복구부터 대피까지 변화

2025-08-25     유덕규 기자

[편집자 주] AI 기술이 우리 일상에 찾아왔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 곳곳에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의 유덕규 기자는 ‘AIways’ 기획을 마련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AI 기술을 소개합니다. AIways는 ‘언제나’라는 뜻 Always와 AI 방법들이란 의미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AI 방법들을 ‘AIways’ 기획에서 알아보세요.

/일러스트=챗GPT 달리.

미래도시, 스마트시티에서는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요? 최근 접하게 된 영화 ‘소방관’을 보면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습니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 검은 연기로 뒤덮인 현장,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로 높아진 습도와 뿌연 수증기까지 소방관들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일 것입니다. 영화를 보던 중 문득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들이 뭉치면 좀 더 안전하지 않을까?”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AI와 첨단 기술이 스며들어 똑똑해진 도시에서는 화재를 어떻게 맞이하게 될지 살펴봤습니다.

◇ 화재는 얼마나 발생하는가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이 발간한 ‘2024년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화재발생건수는 40만5977건에 달했습니다. 같은기간 인명피해는 2만3384건이 발생했고, 재산피해는 7조4259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연평균으로 보면 화재 건수는 4만598건, 인명피해 2338명(사망 313명, 부상 2025명), 재산피해 7425억9200만원입니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주거시설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화재 발생건수 40만5977건 중 주거시설 내 화재는 11만133건으로 27.1%를 차지했습니다. 화재 4건 중 1건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야외나 도로가 포함된 기타장소(18.8%), 산업시설(13.1%), 자동차 및 철도차량(11.8%)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주거지 화재가 많다는 것은 곧 인명 피해와 직결됩니다. 특히 영화 소방관에서는 거주시설만의 화재를 보여주며 거주시설 내 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도시가스나 전기 배선 등으로 작게 일어난 화재도 큰 화재로 번지며, 불이 벽을 타고 위로 번지거나 건물을 끝내 무너트리기도 합니다.

◇ 스마트시티의 정의는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교통, 에너지,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ICT와 지리정보기술(GIS)·위치정보기술(LBS)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인 도시를 말합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유기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디지털트윈 기술과 스마트글라스를 스마트시티의 핵심 기술로 꼽았습니다.

스마트시티 내에서는 디지털트윈 기능으로 도시나 건물 내외부 전반에 걸친 디지털 지도화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건물을 지을 때 렌더링을 해 미리 그 건물 입지에 세워보며 조망권 침해나 태양광 판 설치 등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로에 버스정류장을 세워보며 버스노선을 구현해 보거나 홍수 피해 같은 재해도 구현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구현된 디지털 지도에 CCTV를 연동해 원하는 지역·시간을 설정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범죄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미래도시에서 화재… 첨단 기술로 피해 줄여

유 교수는 지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관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로는 지도를 펼쳐본다고 설명합니다. 지도를 보고 어디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소방차 배치를 어떻게 하고 건물 진입은 어디로 할건지, 화재의 발화지점은 어디인지 등을 체크한다고 합니다. 도착해서는 건물 지도를 보고 어느 벽을 부숴야 하는지, 어느 벽을 부수면 안되는지 등을 체크한다고 합니다. 잘못된 벽을 부수는 순간 건물은 젠가 게임처럼 허물어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에 가장 맞는 기술이 디지털 트윈이라는 기술입니다. 디지털 세상 내에 도시 전경부터 건물 내외부를 디지털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실제로 카카오맵을 열면 지도 설정에서 ‘3D 스카이뷰’ 모드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이 GIS를 활용한 기술이라고 유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디지털 트윈으로 렌더링하면 이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건물 내부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지만 건물 내부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다면 소방관이 건물에 진입했을 때 시야의 방해에도 벽의 위치나 창문, 계단, 현관문 등 화재 건물 진입 시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대략적으로라도 표시해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잘못된 방향으로의 진입과 사전작업으로 인한 시간낭비 등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러한 기술은 유용합니다. GIS와 LBS 정보를 통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스마트폰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시민들에게 가까운 대피지역으로의 안내와 이동 루트 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피 시 화재와는 반대방향으로 안내해주고 대피 시 유의사항 등도 함께 안내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든 건물이 디지털 정보로 투명하게 관리되고, 시민이 안전한 피난처로 정확히 안내받는 도시. 이것이 스마트시티가 그려가는 미래의 한 단면일 것입니다. 특히 GIS와 LBS로 무장한 미래도시의 화재 대응 시스템은 단순히 불을 끄는 것을 넘어서 예방, 대응, 복구의 전 과정을 지능적으로 관리합니다. 우리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과정의 중심에는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