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클라우드 이용 비중 80% 수준… 韓 기업 돌파구는

AI 개발 확대로 클라우드 산업 동반 성장 범용 인프라는 해외 기업이… 차별화 전략 모색해야

2025-08-18     유덕규 기자
/일러스트=챗GPT 달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80% 수준을 해외 기업들이 선점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현실적인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사용 기업 10곳 중 8곳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해외 기업의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과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민간 기업 171곳 중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 비중은 60.2%, MS 애저(Azure)는 24% 수준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클라우드(20.5%),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19.9%), KT(8.2%)가 그 뒤를 이었다. 복수 응답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민간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해외 클라우드에 의존하고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클라우드 산업은 AI 발전에 따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대규모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는 AI 서비스 특성상,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고성능 하드웨어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GPU 임대형 서비스가 사실상 AI 개발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클라우드에 의존하려는 경향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GPU를 직접 구매하기 어렵고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클라우드 수요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결과는 좋지 못하다. 아마존, MS, 구글,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빅테크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사업은 선점 효과가 두드러지는 사업 중 하나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 기업이 애저 기반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하는 데에는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면 다른 클라우드로의 이전은 쉽지 않은 이유다.

클라우드 업계는 이미 선점된 범용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보다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아마존, MS 등 글로벌 빅테크가 범용 인프라 중심이라면, 국내 기업은 금융, 헬스케어, 국방 등 규제 산업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과 연계하거나 민감한 데이터만을 국내 클라우드로 분리 운영하는 방법들도 있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인프라 임대 서비스(IaaS)만으로는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가령 중소기업 특화 클라우드라던지, 제조나 의료, 국방 특화 클라우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영역에 진입하는 영역에서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