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회준 KAIST 교수 “피지컬 AI, 테스트베드 조성 급선무”

한국과학기술원 인프라 활용… ‘팜’ 조성

2025-07-31     유덕규 기자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회 국가미래전략기술 포럼: 인공지능 대전환(AX)의 미래’에서 유회준 KAIST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 및 교수는 피지컬 A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덕규 기자

“피지컬 AI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빠르게 모으고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인프라를 갖추는 일입니다. 대학은 주거시설, 식당, 강의실 등 도시 하나가 들어가 있는 곳입니다. 인프라 갖추는데 가장 좋은 환경입니다. 이 안에 로봇이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모으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것입니다.”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교수)의 말이다. 그는 피지컬 AI의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며 KAIST를 데이터를 모으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회 국가미래전략기술 포럼: 인공지능 대전환(AX)의 미래’가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는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유용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 등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이영 초빙석학교수 및 전 중기벤처부장관, 유회준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 김정 기계항공공학부장 및 한국로봇학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유회준 교수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인간 수준의 일반화 능력을 갖춘 로봇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지·판단·행동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는 “KAIST는 2002년부터 반도체와 AI, 로봇을 하나로 묶는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인텔리전트 SoC 로봇 대회를 통해 매년 100개 이상 팀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KAIST는 △데이터 확보 기술 △학습 기술 △SLAM(지도 추출 및 위치 인식) △내비게이션 △로봇 제어 등 5가지 핵심 요소 기술을 개발해왔다. 특히 알고리즘 연구뿐만 아니라 고속·저전력 로봇 운영을 위한 반도체 칩까지 함께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데에는 대학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 교수는 “대학 캠퍼스에는 식당, 기숙사, 도로, 강의실 등 하나의 도시가 들어가 있다”며 “이를 활용해 로봇들이 지나다니면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KAIST는 실제 캠퍼스 환경을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하고, 수십 개의 로봇을 투입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응용 분야별 파운데이션 모델의 씨앗을 제공하는 ‘팜(Farm)’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의 강점인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해 로봇과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피지컬 AI’ 전략도 소개했다. 로봇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은 클라우드로 전송해 처리한 뒤 다시 로봇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KAIST는 피지컬 AI 반도체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대전 지역의 로봇회사 트윈과 협력해 실제 데이터 수집과 시범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KAIST 출신인 오준호 교수가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대전 지역 로봇 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우리는 중국보다 뒤졌다고 하지만 결코 뒤지지 않았고 요소 기술들은 이미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구슬이 있으니 이제 꿰어서 목걸이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