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싸진다”… 고가 요금제 잇따라 출시
서비스에 AI 도입후 가격 인상 사례 늘어 개인용 월정액 요금제도 가격 부담 증가 사용량 기반 요금제… 기업, 예측 불가 비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들이 잇따라 고가 요금제로 출시되며 AI가 비싸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IT업계에 관계자들에 따르면 AI 및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나 기간제 요금이 아닌 사용량(토큰, API호출 등)에 따라 바뀌는 요금제로 전환하기 시작하며 기업이나 개인들의 AI 서비스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서비스 요금이 올라간 대표적인 기업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xAI다. 구글은 지난 3월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일부 요금제를 소폭 인상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눈여겨볼 기능은 AI의 기능 추가였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블로그를 통해 “모든 워크스페이스 고객에게 구글 AI의 부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플랜과 가격을 간소화하는 과정”이라며 “제미나이가 없던 워크스페이스에서 지불하던 당시보다 2달러 수준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MS는 올해 초 개인·가정용 오피스 프로그램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AI 기능인 코파일럿 기능을 추가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MS는 블로그를 통해 “코파일럿 AI 도구 도입 등 여러 기능 업그레이드와 함께 요금을 월 3달러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는 이달 초 그록4의 출시와 함께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했다. 한 달에 약 4만4000원 수준인 ‘슈퍼그록(SuperGrok)’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으면 새로 출시한 AI 서비스은 그록4에 접근할 수 없다. 같은날 공개된 프리미엄 플랜 요금제는 월 300달러(40만원)에 달한다. 이 요금제는 AI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비싼 요금제로 평가받고 있다. 뉴욕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Appfigures에 따르면 xAI가 현지시간 9일 늦게 Grok 4를 출시했고, 11일 금요일까지 Grok의 iOS 총수익은 무려 325%나 뛰어 41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용 AI 서비스들도 요금제에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개인용 AI에는 월정액 요금제가 많이 도입됐다면 기업용 서비스는 쿼터(고정) 요금제에서 사용량 기반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소프트웨어 분석 기업인 레베네라(Revenera)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술회사들이 수익을 창출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의 59%가 올해 사용량 기반(Usage-Based) 요금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용량 기반의 요금제는 기업들이 AI와 관련한 요금제를 도입하는데 있어 예측 불가능한 비용 부담이라고 평가된다. 앞서 토큰 수 기준의 요금제를 도입한 오픈AI의 사례를 살펴보면 입력과 출력 API를 각각 100만 토큰 단위로 모델별 단가를 정해뒀다. GPT-4 API 요금제로 대기업 집단 하나에서 일평균 5~10만회 호출하고 호출 시 1000~2000 토큰을 사용한다고 계산해보면 해당 기업이 사용하게 되는 토큰은 월 수십 억 토큰으로 지불하게 되는 비용은 10만달러(1억3940만원) 수준으로 잡힌다. 여기서 사용량 예측에 실패해 더 사용을 하게 된다면 비용은 더 늘어나는 방식이다.
IT 관계자들은 AI 서비스의 요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며, 특히 고성능이나 최신모델에서 그러한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IT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기업이나 개인 모두 AI를 도입·활용하며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문서 애플리케이션에서조차 AI를 도입하고 이를 요금 인상에 근거로 제시하는 상황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