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데이 서울’ 개최… AI분야 신기술·서비스 공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행사 개최 서울 리전 5주년… 기업들 지원 나서
구글 클라우드가 8일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구글 클라우드 데이 서울’을 열고 인공지능(AI) 분야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구글 클라우드가 2020년 서울 리전(지역 데이터센터)을 설립한 지 5년을 맞아 마련됐다.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구글 클라우드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자사의 AI 비전을 공유했다.
◇ 구글 클라우드, 기업에 클라우드 기반 AI 활용 지원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에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들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구글 클라우드의 가장 주목받는 발표는 새로운 ‘데이터 레지던시(거주지) 서비스’였다. 기존에는 데이터 저장 위치만 국내로 제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AI 모델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작업도 한국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할 수 있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많은 기업이 규제나 보안상 이유로 데이터 처리 위치까지 통제하길 원한다”며 “구글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 2.5를 국내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4월 AI 처리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Ironwood)’도 선보인 바 있다. 아이언우드는 대규모 AI 추론(결론 도출) 작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첫 번째 TPU(Tensor Processing Unit)다.
지 사장은 “과거에는 사람이 해석해야 할 정보를 AI가 제공했다면, 이제는 AI가 스스로 해석하고 통찰을 먼저 생성하는 ‘추론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아이언우드를 통해 국내 개발자들의 AI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아태지역 AI 도입 ‘꼴찌’… 선발주자 조직 ‘제로’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선 전대일 IDC AI리서치 수석연구원이 제일 먼저 연단에 섰다.
전 연구원은 이날 아태지역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아태지역 150개 조직을 대상으로 한 클러스터링 분석 결과, 한국은 선발주자 클러스터에 속한 조직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IDC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조직의 66%가 AI 투자로 3배 이상의 투자수익률(ROI)을 기록했다. 50% 이상의 조직이 산업 특화 AI 유스케이스를 도입하는 등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6%의 아태지역 조직이 내년까지 에이전트 AI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4배 이상의 높은 ROI를 보고한 조직에서는 에이전트 AI 도입률이 87%까지 올라갔다.
한국은 에이전트 AI 배포율에서 아태지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미 배포한 비율과 올해 배포 예정인 수치를 합쳐도 다른 국가들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기능마스터 조직 비율이 높아 업무 생산성 개선에는 집중하지만 산업 특화 혁신은 상대적으로 느리다”면서 “대만은 선발주자 비율이 높아 고난도 R&D 유스케이스에도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직 AI 인식이 초기 단계이며, 고난도 유스케이스 도전이 부족하다”며 “고객 대면 AI 서비스도 적게 나타나고 있어 AI 도입의 양극화 현상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 연구원은 한국 조직을 위한 개선 방안으로 △에이전트 AI 우선 도입 △풀스택 AI 플랫폼 활용 △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보안 강화된 AI 플랫폼 검토 등을 제시했다. 그는 “AI 선도 조직들에게는 에이전트 시대에 맞는 로드맵 수립과 함께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AI 공급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뤼튼, 제미나이2.5 품고 ‘뤼튼 3.0’ 선보인다
행사 연단에는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스(이하 뤼튼)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올랐다. 그는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AI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뤼튼은 현재도 B2C 영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서비스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비스 이용자를 더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 COO는 “뤼튼은 현재 국내 B2C 영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AI 서비스”라며 “올해 월간활성사용자(MAU) 1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뤼튼은 지난 2023년 정식 출시 이후 MAU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회사는 B2C 영역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AI 에이전트(AX)와 대규모언어모델(LLM)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했다. 뤼튼은 일본 지사를 통해 일본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지난달 일본에서도 캐릭터 챗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뤼튼은 창업 초기부터 구글 클라우드의 빅쿼리를 대규모 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활용해왔다. 유 COO는 “빅쿼리를 통한 사용자 데이터 분석이 서비스 방향성과 주요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을 서비스에 도입하면서 버텍스 AI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 COO는 “우리 팀은 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모델을 빠르게 파악해 제미나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뤼튼은 이용자들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 COO는 “과거 현대차가 엔진이 아닌 완성차를 먼저 만든 것처럼, 뤼튼도 사용자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완성 제품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LLM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영향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 COO의 발표를 통해 뤼튼의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발표에 따르면 뤼튼은 AI 동반자를 표방하며 사용자의 모든 시간대를 커버하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유 COO는 “AI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는 동반자”라며 “일하는 시간, 재미의 시간, 소셜 시간, 휴식 시간 등 각 시간대별로 적합한 AI 서비스를 제공해 ’1인 1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뤼튼은 향후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더 높은 성능의 모델을 더 낮은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 구글 클라우드 도입한 기업 사례… 부스 통해 한 눈에
행사장에는 구글 클라우드 AI를 활용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도 전시됐다.
야놀자의 자회사 놀유니버스는 여행지 추천 AI 서비스를, 엔씨소프트의 NC AI는 3D 콘텐츠 생성 기술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앱 ‘익시오’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퀵의 주소 자동완성 기능을 소개했다.
지 사장은 “AI가 불러온 혁신의 물결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면서 “구글 클라우드만의 ‘선택의 힘’으로 다양한 산업 조직들의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글 클라우드 서울 리전은 현재 200개 이상 국가와 지역을 연결하는 구글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어,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시간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