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 특집] AI아티스트에 듣다⑩ 루다 작가 “열린 시선으로 AI 바라봐야”

AI아티스트 릴레이 인터뷰⑩ 루다(RUDA) 작가 프랑스 AI아티스트展서 ‘공허한 메아리’ 등 전시 창작의 본질은 작가의 이야기를 이끄는 방식

2025-05-07     유덕규 기자

[편집자 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5년간 AI 기술은 상상 그 이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와 영상까지 창작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은 예술의 영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창의적 감각으로 AI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THE AI는 창간 5주년을 맞아, AI 예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AI와 예술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물결, 그 중심에 선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루다(RUDA) 작가.

“인공지능(AI)은 미래를 바꾸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기본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앞으로도 AI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예술의 경계를 넓히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열린 시선으로 AI의 미래를 같이 바라봐야 합니다.”

루다(RUDA) 작가의 말이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AI 기술은 결국 언어이자 도구일 뿐 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루다 작가는 AI아티스트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겸 비주얼 디자이너다. 생성형 AI를 통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는 전통과 현대의 교차점에서 아방가르드와 초현실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루다 작가는 지난 2월에는 11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AI정상회의인 ‘파리 AI행동정상회의(AI Action Summit)’에서 AI로 만든 작품을 전시했다. 당시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12인의 AI 아티스트 전시회인 ‘Artists 展 : 미래의 결, 한국성’이 열렸다. 그는 이 전시회에서 ‘공허한 메아리(Empty Echo)’ 등의 작품을 출품했다.

전통적인 색채와 모티브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미학을 창조하는 루다 작가. 그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다 작가의 ‘공허한 메아리(Empty Echo)’ /루다 작가

-AI 기술을 예술에 활용한 계기는.

“항상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찾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우연한 계기로 생성형 AI를 만났다. 마치 오랜 창작의 동반자를 만난 느낌이었다. 특히 제가 가진 디자인 감각과 AI의 생성 능력이 만났을 때 발생하는 독특한 균형점이 흥미로웠다. AI는 평소 탐구하던 시각적 아이디어에 놀라운 확장성을 더해줬다.”

-AI 기술이 실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디지털 아트, 영화 제작, 광고, 게임 디자인 등 다양한 시각 미디어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없던 독특한 시각적 효과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하고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보니 느낀 장점과 한계점은.

“AI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고, 다양한 조합과 스타일을 짧은 시간 안에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미지에 담기는 정서적 밀도나 맥락에 따른 섬세한 표현에는 창작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AI는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해주는 도구일 뿐, 그 방향성과 메시지를 설계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결국 창작자의 정체성이 뚜렷할 때, AI는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기술이 일반 예술계에 미칠 영향은.

“표현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 시장 역시 더 역동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계 전반에 더 많은 실험과 독립적인 창작 활동을 촉진하는 긍정적 흐름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AI 기술이 예술가들에게 미칠 영향은 어떨까.

“AI 기술로 만든 AI 아트는 전통적인 예술 교육의 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 창작과 교육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다양한 전통 예술 기법을 쉽고 흥미롭게 익히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직접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일상의 문화적 깊이와 다양성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기술적 진입 장벽은 낮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기술 장벽이 낮아졌다는 건 더 많은 사람이 창작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예술계에 다양성과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작품의 ‘독창성’과 ‘의미’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것 같다. 이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내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AI가 창작 과정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예술의 본질을 표현하는 부분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루다 작가의 '구름속의 플로라4: Flora in the Clouds' /루다 작가

-이번에 전시한 ‘공허한 메아리(Empty Echo)’를 기획한 계기는. 

“제 안에 조용히 쌓여 있던 감각들, 한 번쯤은 겪는 공허함에서 비롯됐다. 그 감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그 울림이 점차 희망으로 전환되는 여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제 경험에서 출발했지만, 관객도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성한 작업이다.”

-관람객(수용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독특하고 감각적인 작품 속에서 감정의 색이 전해져 감동적이었다’는 감상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작품 안에 담긴 가능성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봐 준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작품의 스토리와 제작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한 관객분들도 기억에 남는다. 작품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 시선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서 시작된다고  믿게 됐다."

-1~2년 후 AI 기술의 발전으로 예술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AI는 더욱 정교해지고, 실시간 협업이나 인터랙티브 아트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지, 사운드,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가 통합된 ‘멀티모달’ 창작이 보편화되지 않을까 싶다. AI가 창작자와 대화하며 함께 작업하는 환경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5년 후 AI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까.

“메타버스나 가상현실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예술 활동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이 주도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 같다. 이에 AI 아트의 경계도 더욱 유연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작가로서 목표는.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나만의 고유한 색과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AI 아트와 영상 제작 분야에서 작업의 폭을 넓혀갈 것이다. 나만의 시선과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시각 언어를 만들어 나가며, 앞으로도 다양한 실험과 협업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일 것이다. 예술과 기술, 그리고 대중적인 영역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작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