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 특집] 주성훈 뷰노 CTO “의료AI 2년 내 정체기 온다”

AI에 대한 연구·검증 이어 나가야 뷰노, 연내 미국·유럽 진출 속도

2025-04-21     유덕규 기자

[편집자 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 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THE AI는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전부터, AI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며 깊이 있는 취재와 분석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5주년 특집에서는 국내외 AI 석학 및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합니다. AI 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여러 전문가의 통찰과 비전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주성훈 뷰노 CTO/ 유덕규 기자

“1~2년 사이에 의료AI 업계에 캐즘(정체기)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캐즘이 온다면 힘들어지는 회사와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가 나눠질 것 같다. 살아남는 회사들은 임상적으로 검증이 많이 된 회사들이 될 것 같다. 그런 회사들이 기술적으로 고도화를 하게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의료AI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 같은지에 대해 주성훈 뷰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허가를 받으려고 하거나 받은 의료AI 기기들이 굉장히 많고 창업을 하거나 뛰어들려는 회사들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에 정말 도움이 되려면 AI를 활용했을 때 얼마나 유용한 지를 보여주는 연구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뷰노는 지난 2014년 12월 설립된 국내 1호 의료AI 전문기업이다. AI 기술 기반의 호흡, 혈압, 맥박, 심전도 등의 생체신호와 엑스레이(X-Ray), CT, MRI, 안저영상 등 의료 영상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심정지 등의 위험을 예측하고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AI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켓츠앤마켓츠는 글로벌 의료AI 시장 규모를 2023년 158억달러에서 2030년 181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을 내놓았다. 연평균성장률은 (CAGR)은 41.8%로 금융(32.4%), 유통·소비재(34.7%), 제조(35.7%) 등보다 높은 성장률이 전망된다.

국내 의료AI 및 헬스케어의 시장은 같은 기간 3억7000만달러에서 66억7000만달러로 연평균성장률 50.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평균 41.8%, 아시아 평균 47.9%를 상회할 전망이다.

주 CTO는 10~20년 전에도 임상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 사장되는 의료 솔루션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예전엔 의료기기, 현재에는 의료AI 솔루션들이 허가를 받은 뒤 잘 팔리다가 임상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는게 밝혀지면 사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지속해서 발생하지 않으려면 임상적 유효성을 지속해서 검증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그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뷰노의 딥카스 /뷰노

- 뷰노는 의료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AI 기술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되는지.

“우리는 흉부 엑스레이와 수골 엑스레이, 뇌 MRI 분석, 폐 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과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딥카스(DeepCARS)라는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혈압, 체온 맥박 호흡수 등 필수 활력 징후를 바탕으로 환자의 심정지 위험도를 예측해준다. 우리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의료진들이 선제적으로 심정지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을 스크리닝해주고 입원한 환자들에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의료AI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특히나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할 것 같다. 어떻게 수집·활용하는가.

“예를 들어 딥카스는 입원한 환자들의 활력 징후와 실제로 심정지가 왔는지 안왔는지 구분이 돼야 한다. 그래야지 AI가 학습할 수 있다. 우리는 정석적으로 병원과 연구계약을 맺고 데이터를 익명화한 다음에 학습하는데 사용한다. 최근에는 병원에서 반출을 잘 해주지 않는 추세라서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외국에 데이터를 판매하는 기업들도 있고 해서 그런 기업들을 통해 구매도 한다. 가장 메인으로는 직접 계약을 통해 병원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고 활용한다.”

- 환자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 보안 어떻게 하고 있나.

“반출할 때 이미 익명화를 해서 나온다. 익명화하는 방법은 나라에서 매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름과 환자번호 이런 부분을 모두 삭제하고 최근에는 그것을 확인하는 심의위원회가 다 설치돼 있어 병원에서 반출 시 이러한 기구들을 거쳐서 반출한다고 보시면 된다. 반출된 데이터는 내부 연구 서버들이 보관돼 있는 공간서 관리한다. 외부망 접속도 막혀있고 방화벽도 잘 구비돼 있다. 외부 보안 컨설팅 업체를 통해 데이터 보안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받고 있다.”

- 딥카스는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어딘지.

“전처리가 좀 어려웠다. 딥카스는 심정지가 발생할 환자를 맞춰야 한다. 그러면 데이터를 통해 학습해야 하는데 그 환자가 심정지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게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많이 까다로웠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확인을 해야 했다. 병원에서 CPR을 한 경우도 심정지라 볼 수 있고 예후에 따라 심정지로 기록이 된 경우도 있고 다양한 기록이 있어 그 기록들을 전부 파악해 심정지인 환자와 이벤트가 발생한 환자, 심정지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 등을 구분하는게 제일 신경 쓴 부분이다.”

- 딥카스를 비롯한 뷰노의 솔루션을 의료진들이 활용해본 뒤 반응은.

“딥카스는 기존 병원의 알람 시스템 대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알람 시스템은 오경보율이 너무 높아 일부 병원에서는 활용도가 낮았다. 딥카스 같은 경우는 최대한 많은 심정지 환자들을 예측해주지만 오경보율을 많이 낮췄다. 최근 우리의 솔루션을 경험해본 병원 관계자들은 다시 이전의 알람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최근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하티브(HATIV)라는 제품도 있는데 고객들의 평가가 좋다.”

-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떤지.

“유럽 쪽으로는 지난달에 인증을 받았다. 유럽에는 딥카스를 제외한 모든 솔루션들을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딥카스의 경우는 미국 쪽에 비즈니스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딥카스는 미국서 혁신 의료 기술로 인정을 받아 진출이 좀 더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딥카스는 미국에 먼저 집중하고 유럽은 올해 내로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그 외에도 다른 기기 수출기업에 솔루션으로 탑재돼 수출되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쪽을 통해 간접 진출을 하기도 한다. 저희의 솔루션들을 활용해 본 외국 병원이나 기관들이 감사하게도 계속 찾아주신다.”

-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하는 노력들이 있는지.

“미국과 중국같은 LLM하는 회사들을 쫓아가기는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좀 일반적인 범용화된 모델이 아니라 의료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모델로 진행하는게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우리는 의료AI에 특화된 솔루션들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이쪽에 집중해 앞으로 미국이나 중국 등 나라에서 나오는 의료AI 회사들보다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딥카스같은 솔루션은 미국에서도 간혹 나오지만 우리처럼 임상 연구나 실제 사용시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어떤 이득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케이스들이 없거나 많지 않다. 우리는 이런 부분에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 하고 있다.”

- 뷰노가 바라보는 의료AI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기술을 통해 의사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쉽게 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지금까지의 제품은 병원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았다면 하티브같은 제품은 우리가 처음으로 환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게 점점 더 발전해 나가면서 병원 뿐 아니라 퇴원 이후 전반적으로 환자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병원 안에서부터 밖에까지 통합된 그런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 AI 발전으로 의료진의 역할과 업무방식은 어떻게 변할지.

“진료 프로세스 내에서는 잘 만든 AI 솔루션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근데 의료기기 인허가는 신약 개발보다는 확실히 절차가 간단하다. 그래서 많은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성능이 확실하게 확보가 되지 않은 제품은 오히려 임상에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의사 선생님들도 챗GPT를 쓰고 있는데 선생님들이 봐도 구분이 어려운 틀린 결과들을 낸다고도 들었다. 이러면 진료에는 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대체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의 업무는 간편해지더라도 더 꼼꼼히 집중해야할 것 같다.”

- 의료AI의 과잉진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를 들어 우리가 계속 다 병이 있다라고 하면은 놓치는 경우는 사실 없다. 만약에 기상청에서 계속 비가 온다고 하면 비가 온 날을 다 맞출 것이다.근데 멀쩡한 날에도 계속 비가 온다고 하면 문제가 된다. 비가 오는 날을 비가 온다고 맞추는 거를 이제 민감도라고 하고 맑은 날을 맑은 날이라고 잘 맞추는 거를 특이도라고 한다. 이런 민감도, 특이도, 양성 예측도 등등 저희가 인공지능 모델을 평가하는 그 평가 기준이라는 것들이 있다. 이걸 다양하게 고려해 최적의 지점을 잡을 수 있도록 평가를 하는 게 정석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이걸 다 같이 고려를 해 최대한 좋은 모델을 찾아 과잉진료를 방지해야 한다.”

- 목표로 하고 있는 기술은 무엇인지.

“현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딥카스에 활용되는 활력 징후는 간호사들이 직접 움직여 혈압을 재고 체온을 측정하는 등 노동을 필요로 한다. 이런 점들이 간호사의 업무 부담이 돼 더 촘촘히 찍기가 힘들다. 우리가 활력 징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해 해당 디바이스로 활력 징후를 자동으로 측정하면 이후 AI 솔루션이 예측을 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강조하고 싶은 말은.

“허가를 받으려고 하거나 받은 의료기기, 의료AI 기기들이 굉장히 많고, 새롭게 지금 창업을 하는 회사들도 많고 이제 시작하는 회사들이 정말 많다. 사실 정말 임상에서 도움이 되려면은 임상에서 이 AI를 활용을 했을 때 얼마나 유용한지를 보이는 연구를 많이 쌓아야 된다. 이걸 잘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들 중 어떤 회사가 미래에 생존할지, 사장될지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