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 특집]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 “인력 부족, 자율주행으로 메꾼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물류·공장 인력난 일부 해소 B2B 자율주행 1호 상장사 목표… 인력 수급·M&A 주력
[편집자 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 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THE AI는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전부터, AI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며 깊이 있는 취재와 분석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5주년 특집에서는 국내외 AI 석학 및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합니다. AI 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여러 전문가의 통찰과 비전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일본은 물류 비용과 물류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은 미래에 사회가 마비되지 않고 잘 돌아갈 수 있게 필요한 국가 핵심 산업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그는 자율주행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의 답이다.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대체로 ‘차량 기반 자율주행’을 떠올린다. 서울로보틱스 사업은 다르다. 차량에 솔루션을 탑재하는 것이 아닌 다량의 차량을 자율주행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공간 자체에 센서, CCTV 등을 설치해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로보틱스가 개발하는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물류센터나 항만, 공장 등 현재 인구 감소에 따라 인력이 부족한 곳에 대해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내가 직접 유닛을 조종하듯이 우리의 솔루션을 사용해 차량을 자율주행시킬 수 있다”면서 “넓은 영역 내 수십 수백대의 차량을 하나의 컨트롤 타워로 차량을 이동하고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일본에서 수요가 높다. 현재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일본 내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총 인구는 1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은 29.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소비 감소, 연금 및 의료비 증가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다.
한국 또한 일본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36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30%를 넘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기술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어떤 도움을 줄까. 이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로보틱스라는 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창업 자체는 2017년 8월 달에 했다. 그때 마침 정부에서도 처음으로 스타트업에 많이 투자를 했던 시기다. 박 전 대통령이 창조 혁신 경제 기조를 이어가며 스타트업이 많이 떠오를 때였다. 얼떨결에 좋은 타이밍에 창업하게 됐고 초기 자금을 정부에 지원받아 설립할 수 있었다.”
-서울로보틱스가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는 AI 기술은.
“항만이나 공장, 물류센터는 사람들이 24시간 투입되는 곳이다. 보통은 3교대(8시간)로 운영된다. 더군다나 이런 물류시설이나 공장 등이 외딴 곳에 있다. 그래서 인력을 찾기가 힘들고 늘 인력난이 존재한다. AI를 활용한 인프라 기반의 자율 주행은 한정된 지역 내 수십 수백대의 군집 차량을 인지, 판단, 제어를 한다. 군집 드론에서 드론이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에선 차량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우리는 이러한 인력난 특히 물류 쪽에서의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AI를 활용한다.”
-서울로보틱스의 핵심 기술인 ‘레벨5 컨트롤타워’는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경쟁사가 국내에는 없다. 해외에서는 독일의 한 회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 분야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는 다양하고 수많은 차량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은 실외에서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실내는 누구나 하지만 실외는 많이 어렵다. 우리는 7~8년간 모아온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단점을 많이 희석시켰다. 현재는 실외에서 더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이 목표이고 현재도 그 부분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이 차량 기반 자율주행과의 차이점은.
“우리의 솔루션은 차량 비탑재 방식의 솔루션이다. 컨셉도 인정 받았고 특허까지도 몇 개 보유하고 있다. 차량 기반의 자율주행은 차량에 탑재되기 때문에 차가 있는 곳에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고 인프라 기반은 공간에 적용하는 솔루션이다. 두 종류의 솔루션이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차량 기반 자율주행과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이 합쳐질 수 있을까.
“현재는 인프라 내에서 차량 기반의 자율주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다만 인프라를 무한대로 넓히는 것이 아니면 인프라와 인프라 사이에는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이 생기는 데 이 부분에 차량 기반 자율주행이 커버하면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
-첫 고객사는 독일의 ‘BMW’인 것으로 파악된다. 목표로 하는 국가나 기업이 있다면
“우리는 현재 일본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 계약 관련상 업체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우리는 일본을 굉장히 좋은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보다 시장이 2~3배 정도 크다. 뿐만 아니라 우리 서울로보틱스의 기술에 대해서도 호의적이다. 이 외에 국가로는 캐나다, 미국, 북유럽과도 컨택해보고 있다. 진행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
-서울로보틱스가 자율주행 내에서 어떤 중추적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지.
“공도를 달리는 차량의 자율주행이 유명한 회사들은 여러 있다. ‘테슬라’나 ‘웨이모’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다만 B2B 자율주행기업은 우리가 글로벌 1위라는 칭호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율주행의 미래는 트럭이 있고 버스가 있고 상용차, 스포츠카 등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한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기업들이 B2B 자율주행을 어떻게 할까하는 질문에 서울로보틱스라는 브랜드가 당연스레 생각나게 하는 미래가 됐으면 한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수혈한 자금은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가.
“현재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고 인터뷰를 하는 오늘은 우리가 기술성 평가서 좋은 평가를 받은 날이다.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은 미실현 상태이지만 미래의 성장 가치를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루트로 통용된다. 기술 중심 기업들의 상장 문턱을 낮추고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다. 현재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확보한 자금으로는 인재 양성과 M&A를 통한 영업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M&A를 목표로 하는 기업은 어디인가.
“현재 국내 기업 외에 해외 쪽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을 일부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과 인재는 있지만 매출이 없거나 해외 고객 베이스가 있는 곳 위주로 인수와 동시에 시장 확대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니면 물류 회사를 직접 인수해 우리의 기술력을 활용한 저비용 물류센터로 변모시키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5년 후 AI가 자율주행에서 얼마나 발전할 것 같은지.
“AI의 발전은 실시간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라는 솔루션은 AI 기반의 사업이다. AI가 발전하면 안전성과 고도화가 같이 이뤄진다. 5년 후 AI가 자율주행에서 발전하는 것이 아닌 AI가 발전하며 자율주행이 같이 발전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아울러 5년 후면 우리 삶 속에 다 묻어나올 것 같다.”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B2B 자율주행 1호 상장사가 우선 당장의 목표다. 현재 우리는 해외에서 매출을 조금이나마 올리고 있고 현재도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첫 번째 이유는 돈을 수혈하려는 것이 아니다. 상장을 통해 우리 서울로보틱스의 신뢰도를 올리고 나아가 더 많은 고객사들에게 수주를 받는데 이점을 얻기 위함이다. 상용화 계약을 앞두고 늘 받는 질문이 재무재표나 현금보유량 등을 많이들 물어본다. 계약을 하고 실패하거나 폐업을 하며 하루 아침에 없어져버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많이들 조심하신다. 우리는 기업 공개를 통해 안정적이고 신뢰받을 수 있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