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5] 글로벌 통신 축제에 울린 AI 세레나데

국내 통신 3사, AI로 글로벌 시장 공략 중국 기업, 딥시크와 모빌리티로 AI 기술력 과시 글로벌 빅테크, 거대 AI로 통신 솔루션 확장

2025-03-06     구아현 기자
세계적인 모바일 축제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무대로 변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전시장 내부. /THE AI

세계적인 모바일 축제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무대로 변했다. 이번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세계 주요 기업들의 AI 기술 격전이 펼쳐졌다.

이번 MWC 주제 ‘융합, 연결, 창조(Converge, Connect, Create)’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모바일 기술들이 융합되고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도 AI가 화두였지만 달라진 것 본격적인 AI 활용에 들어가 주요 통신 기업들이 AI 중심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수익화’와 ‘글로벌 진출’ 기획을 모색했고 AI 사업 전략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올해 모두 MWC에 참가했다. 이들은 AI 에이전트, AI 데이터센터(DC) 등 새로운 수익 모델로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글, MS, 메타, 화웨이, 퀄컴, 샤오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초거대 AI 기술을 자랑하면서 통신 AI 솔루션을 공개하고 통신업계와 협력을 확대했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구글, 메타, AWS, 델, 에릭슨, HPE, 화웨이, 노키아, 퀄컴, 보다폰, 샤오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지멘스, 데이터브릭스 등은 처음으로 참가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참가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SK 텔레콤 전시장. /THE AI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SK 텔레콤 전시장에서 선보인 AI 데이터센터 기술. /THE AI

◇ 통신 3사,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AI 경쟁

국내 통신 3사는 AI와 통신을 융합한 신기술 발표와 글로벌 기업 협력을 확대하는 등 AI를 필두로 수익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SK텔레콤은 이번 MWC25에서 AIDC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장 전면에서부터 AIDC를 구현한 LED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검정 서버랙 디자인과 기계음으로 데이터센터를 만든 미디어 아트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스 안에서는 전력 제어, 액체 냉각, GPU 자원 관리 등 중심 기술을 소개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SK 텔레콤 전시장. SK 텔레콤은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재헌 CGO(사장) 직속 AI 거버넌스 전담팀을 올해 초 출범시켜 ‘T.H.E. AI’ 원칙을 확산하고 있다. /THE AI

SK텔레콤이 글로벌 시장 선점과 AI 수익화를 위해 내세운 건 AI 피라미드 전략 2.0이다. 이 전략은 AIDC 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고구독형 GPUaaS, 모듈러 AI DC, 고객 전용 AI DC, 하이퍼스케일 AI DC 등 4대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모든 유형의 AI 인프라 수요를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그 위 피라미드인 B2B 솔루션 ‘에이닷 비즈’, B2C 서비스 ‘에이닷’,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통해 고객 통화 경험을 혁신한다. 아울러 자체 LLM ‘에이닷엑스’와 SK그룹 내·외 협력을 활용해 기술 역량을 강화, AI 매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재헌 CGO(사장) 직속 AI 거버넌스 전담팀을 올해 초 출범시켜 ‘T.H.E. AI’ 원칙을 확산하고 있다. ‘T.H.E. AI’는 ‘by Telco, for Humanity, with Ethics AI’의 약자로, 통신 기술 기반(by Telco), 사람을 위한 목표(for Humanity), 윤리적 가치 중심(with Ethics)을 담아 지속 가능한 AI 발전을 추구한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LG유플러스 전시장. /THE AI

LG유플러스는 ‘안심 지능(Assured Intelligence)’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전시부스에서는 △안티 딥보이스로 통화 목소리를 분석해 사람인지 AI인지 구분해 주는 서비스를 직접 관람객이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개인 정보가 서버에 남지 않고 단말기만 저장되는 △온디바이스 sLM, 대화 내용이 유출되더라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양자암호 기반 개인정보보안△ 기술도 주목받았다. LG유플러스는 이 세 가지 AI 분야 보안 기술에 익시 가디언(ixi-Guardia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LG유플러스는 ‘사람 중심 AI로 만드는 밝은 세상’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 발표 내용에 따르면 Assured(안심), Adaptive(맞춤), Accompanied(동반), Altruistic(이타적)으로 이어지는 4A 전략을 공개했다. 즉 안심하고 쓸 수 있는 AI 기술에 집중해 고객에게 맞는 경험을 만들어 고객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는 AI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세상과 인류를 밝게 만드는AI를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보안 중심의 ‘익시 가디언(ixi-Guardian)’ 기술과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구글 제미나이(Gemini)와 연계해 발전시키고, 미국 AWS, 일본 KDDI, 중동 자인그룹 등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의제 주도자(Agenda Setter)’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KT 전시장. /THE AI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KT는 한국 문화를 접목한 ‘K오피스’와 ‘K스트리트’ 부스를 통해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KT 전시장 내부. /THE AI

KT는 전시에서 한국 문화를 접목한 ‘K오피스’와 ‘K스트리트’ 부스를 통해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기반으로 ‘GPU 할당’ 에이전트, ‘고객센터 상담사 지원’, ‘탄소 공시’ 에이전트, ‘통신시장 경쟁분석’ 에이전트 에이전트 등 4종을 공개해 B2B 시장을 공략했다.

KT는 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섭 KT 대표는 “올해 대한민국 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자리매김하겠다”며 “2분기 중 한국 문화와 규제를 반영한 ‘한국적 AI’와 보안성을 강화한 ‘KT Secure Public Cloud(SPC)’를 상용화하고, 1분기에는 300명 규모의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신설해 고객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G 기술로 위성·양자·AI 네트워크도 강조했다. 양자 암호 통신 속도를 150kbps로 끌어올린 사례와 2.8Gbps 속도의 ‘KT WiFi 7D’ 공유기를 공개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강화해 AX 전략 펀드 운영으로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화웨이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딥시크를 활용한 AI 통신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사진은 MWC 전경. /THE AI

◇ 중국, 딥시크 활용 AI 통신 솔루션 대거 선보여

중국 화웨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를 활용해 통신사 AI 전화 돕는 기술들을 대거 선보였다.

화웨이는 약 2700평 규모에는 딥시크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기반 고객센터 서비스로 고객의 질문에 응답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또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딥시크를 통해 데이터 처리와 가공에 필요한 AI 연산을 최적화했다. 아울러 딥시크와 AI 칩인 ‘어센드(Ascend)’를 연계한 AI 사내용 서비스도 공개했다.

샤오미는 AI 기술력으로 가성비 전략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독일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협업해 만든 ‘샤오미15’와 ‘샤오미15 울트라 모델’을 공개했다. 인치 대형 센서와 200MP 망원 카메라를 탑재해 4K 120fps 동영상 촬영과 AI 기반 장면 인식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이나텔레콤은 플라잉카 ‘XPENG X2’ 시승을 지원하며 IoT 기반 스마트 생태계를 강조했다. SK텔레콤이 AI DC 4대 모델과 KT의 ‘한국적 AI’, LG유플러스의 ‘안심 지능’ 등 국내 통신 3사가 B2B 및 인프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응용, AI 로봇, 모빌리티까지 선보이면서 AI 기술을 리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도 MWC에서 자사의 거대 AI 모델을 기업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코어AI’와 ‘깃허브 코파일럿’으로 개발자와 기업의 AI 활용을 지원하는 것을 시연했다. 구글은 ‘버텍스AI’와 ‘제미나이’를 통해 고객 경험 개선과 네트워크 자동화를 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