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AI 툴 등 노하우 개방… “오프라인 넘어 글로벌로”

앞으로 100년 혁신 청사진 발표 10년 노하우 무료 공개, 스타트업 1조 지원 페이스페이로 오프라인 공략, 5년 내 해외 50% 목표

2025-02-26     구아현 기자
이승건 토스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앞으로 100년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20여 가지가 넘는 툴과 시스템 노하우를 개방해 전체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리드하면서 AI 중심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혁신을 확산할 것입니다”

토스가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 청사진을 제시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새로운 비전에 대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의 혁신을 바탕으로, 금융을 넘어 일상으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겠다”며 “단순히 자사 성장을 넘어 산업 전 변화를 이끌기 위해 개방하고 혁신 DNA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묵묵히 해오고 제일 잘해왔던 혁신 과정들을 앞으로 100년 동안 반복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토스의 AI 기반 그래픽 생성 툴 도구인 토스티(TOSST). /토스

◇ 10년 노하우 개방… 혁신 스타트업 1조 투자

토스는 글로벌 전략을 위한 무기로 ‘개방’을 선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장 전략과 비슷한다. 최근 딥시크가 자체 AI 모델 R1을 개방해 전 세계 AI 패권 전쟁에서 단숨에 오픈AI 경쟁사로 떠올랐다. 토스는 지난 10년간 축적한 금융 혁신의 비밀 무기인 20여 가지가 넘는 내부 툴과 시스템을 전면 무료 공개한다.

토스에는 20여 가지 넘는 소프트웨어(SW) 툴·시스템이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분석 플랫폼 튜바(TUBA), AI 기반 그래픽 생성 툴 도구인 토스티(TOSST), 토스 사용 경험을 구현해 내는 디자인 시스템 데우스(DEUS)가 있다. 이 대표는 “토스가 10년 전 가졌으면 좋은 기술과 노하우를 모든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툴과 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영 방식이나 노하우도 제공한다. 하루 300번의 라이브 서버 배포를 가능케 하는 분산화된 개발 인프라, 기업 문화 등을 개방한다. 토스의 이번 결정은 지난 10년간 혁신을 사용자 변화와 업계 변화로 연결한 연장선에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토스가 특허 낸 1원 인증에 대해 처음 언급하면서 “단 한 번도 구상권을 청구한 적이 없다”며 “토스만의 성장이 아닌, 혁신이 사회 전체의 표준이 되는 데 집중했다” 말했다.

토스는 향후 5년간 스타트업에 1조 원을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단순히 투자뿐만 아니라 토스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대출, 마케팅, SW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운전 자금을 포함한 지원이다. 이 대표는 “AI, 로봇 등과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기보단 토스와 같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건 토스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스의 혁신 노하우를 모두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 토스 얼굴 인식 결제 확산… “5년 내 해외이용자 50% 만들 것”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토스는 토스 플레이스를 통해 런칭한 얼굴 인식 결제 시스템 ‘페이스 페이(Face Pay)’를 국내 주요 편의점과 제휴해 오프라인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전국 10만 개 가맹점이 이용하고 있다. 토스는 이날 오프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선보상 후처리 제도인 ‘ ‘안심 보상제’를 페이스 페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0년 뒤에도 사람들이 플라스틱 카드와 지갑을 들고 다닐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토스는 5년 내 사용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자체 서비스에 파트너사, 스타트업 서비스를 토스 앱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들과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를 연결해서 금융 슈퍼 앱을 일상의 슈퍼앱으로 진화하고자 한다”며 “하루 9번 앱을 열고 월 2시간 이상 사용하는 충성도는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과 비교해도 손색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토스 보안도 강조했다. 그는 "토스는 내부 20명의 화이트 해커가 시스템을 해킹하며 보안을 점검하고, 금융보안원 대회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기술력"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이 대표는 대형언어모델(LLM) 도입 등 AI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AI 파운데이션 개발보다는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