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G3 골든타임… “AI 기본법 진흥·단계적 추진 해야”

AI 현안 공청회… 규제, 산업 발전에 걸림돌 되면 안 돼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시급… 선택과 집중 필요

2025-02-25     구아현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전쟁 속 AI 3대 강국(G3)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산업 진흥에 규제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졌다.

25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 참석한 AI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전 세계에서 첫 포괄적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에 대해 규제 허들이 되기보단 산업 진흥을 위한 단계적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AI 기본법, 진흥 무게 실어야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규제를 먼저 시행하게 되면 기업들 혁신에 차질이 생긴다”며 “현재 한국은 AI 선진국과 종속국 사이 중요한 기로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프랑스와 유럽연합(EU)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겠다며 규제 타파에 나섰다”며 “진흥을 위한 법은 당장 시행하고 규제에 대한 부분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영향 AI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도 나왔다. 박 회장은 “고영향 AI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다”며 “하위 법령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고영향 AI와 관련 여러 절차를 거치다 보면 서비스 출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도 고영향 AI에서 불확실한 개념이 문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대한 영향 등 불확정한 개념이 문제가 된다”며 “AI 규제 예측 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AI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한 하위 법령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매한 개념이 많은 경우 시장에 서비스가 나오는 시기가 늦춰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앞으로 AI 기본법 시행까지 남은 11개월이 글로벌 G3로 가는 골든 타임”이라며 “EU AI 법(AI Act)보다도 가장 먼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AI 규제와 산업 활성화의 균형을 맞추는 ‘한국형 AI 모범답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AI 발전의 허들이 되거나, 오남용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개별 법률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韓,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시급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AI 핵심 자산인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강조됐다. 최근 딥시크 등장으로 주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기술 개발 속도와 새로운 모델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AI 자체 모델을 개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가 시급하다”며 “지금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 전략 자산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수직계열화가 필요하다”며 “선택과 집중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거대 AI 자체 모델을 확보할 수 있는 AI 인프라가 강조됐다. 배 원장은 “현재 국가가 AI 컴퓨팅센터에 내년 상반기까지 고성능 GPU 1만8000만장을 확보한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xAI에서 출시한 그록3 훈련에만 GPU 20만장이 사용됐다”면서 “핵심 기업에 투자해 국가 핵심 AI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박성호 회장은 이러한 기업들의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정부 주도로 70억 유로(약 9조7000억원)의 국가 AI 펀드를 조성해 자국 AI 기업들에 투자하면서 미스트랄 AI 같은 강력한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박 회장은 “유럽, 일본 등 적극적인 기업 세제 혜택을 통해 세계적인 AI 기업을 탄생시키고 있다”며 “일본은 소프트뱅크 약 3700억원, KDDI 약 700억원 등 AI 기업에 현금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사카나 AI를 탄생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은 AI와 통신산업 융합이 필수적이라며 AI 생태계 구축과 확산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정부 차원에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통신사들도 자체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통신 생태계에서 AI 개발이 경쟁력 확보 필수 요소가 되면서 한국도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