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구독료, 정부·기업 제시 금액 3배 차이… 5차 협상도 결렬

교육부 3~4만원, 발행사 9~11만원 업계 “AI 교과서 선택 도입에 손해 클 것”

2025-02-17     구아현 기자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 교과서) 5차 가격 협상이 결렬됐다. 사진은 지난 1월 17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오는 3월 신학기 개학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 교과서) 가격 협상에서 아직도 교육부와 업체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업체간 제시한 구독료 비용은 약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THE AI 취재 결과 현재까지 교육부와 AI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5차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타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3~4만원 초반을 발행사들은 9~11만원 수준의 구독료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독료에는 AI 교과서 도입에 필요한 클라우드 비용까지 포함된다.

가격 협상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학교 선택에 맡겨진 ‘AI 교과서’ 사용이 크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의무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AI 교과서를 개발·추진했다. 업계는 이에 맞춰 AI 교과서를 개발했고, 구독료 가격도 선정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AI 교과서 지위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교육부가 올해 첫 도입은 학교별 자율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했다. 추후 정부가 재의 요구권을 발동해 AI 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는 유지됐지만 올해는 학교별로 AI 교과서 선정 여부 결정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모든 학교에 의무 도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협상이 더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업계는 일부 학교만 도입할 때 손해가 크다면서 손해를 예측하기도 힘들고 교육부가 제시한 금액으로는 협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제시한 금액으로는 모든 회사가 손해 볼 것이 분명하다”며 “업계가 제시한 희망 가격으로 협상이 돼도 올해 AI 교과서 자율 선정으로 손해가 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불안정으로 향후에도 정책 방향성이 어떻게 될지도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개발사들은 개발을 마친 상태이지만 현재 모든 인력이 AI 교과서 웹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각 학교 민원 대응에 연수 및 행사 요청 대응까지 비용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일부 개발사들은 가격 협상과 별개로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천재교과서, 천재교육, 구름, 와이비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에누마 등 발행사들은 AI 교과서가 교육 자료로 격하되거나 선택 도입한다는 교육부 정책이 유지될 시 법정 소송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천재 교과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민사 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소송 이행에 대한 결정을 철회할 의지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2월 말까지 가격 협상이 안될 경우 절차상 법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I 교과서는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국어 과목을 도입한다. 지난해 11월 말 최종 검정에 통과된 76종의 AI 교과서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