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철강관세 인상...국내 철강업계 먹구름
내달 12일부터 모든 철강제품에 25% 관세 적용 자동차 등도 관세 예고...철강업 수출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의 철강에 대해 관세 25%를 예외없이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국내 철강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2일(현지시간)부터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철강재에 대해 25%의 세금이 붙을 전망이다.
현지시간으로 1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에는 지난 2018년 트럼프 정부 1기가 발효한 무역확장법의 예외 대상이었던 국가들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 트럼프 1기 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이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수입을 조정했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 달 뒤인 2018년 4월 한국은 수입 쿼터제(연 263만t)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연 263만t의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했다. 이같은 기조는 바이든 정부 때에도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철강재 수출물량은 277만t에 달한다. 수출 금액은 35억달러 수준이다. 국내 철강산업 전체 수출물량 기준 9.8%, 금액기준 12.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 수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수출에 따른 각종 수출제비용과 운반비 등에 더해 25%의 관세가 추가 부여된다면 한국산 철강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는 쿼터제가 폐지되는지 유무에 따라서도 영향이 클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쿼터제가 폐지되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피해는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내 조강생산량(8080만t)이 연간 조강소비량(1억t)보다 적어 수입에 의존이 불가피하다”며 “관세 부과시 철강 제품의 내수 가격은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추가 협의를 거칠 텐데 쿼터제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만 유지되면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지만 반대로 쿼터제가 폐지되면 피해는 매우 커질 것”이라며 “쿼터제가 폐지될 시 국내 철강업계는 점유율 축소를 막기 위해 판가 인하와 마진 축소라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관세 조치 이후 시행되는 일련의 수입 규제들이 철강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 간과해선 안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자동차와 반도체 등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철강을 소재로 한 주요 산업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쳐 직간접적으로 철강 수요를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