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간 AI 강자 구글, ‘제미나이 2.0’ 시리즈 본격 출시

제미나이 2.0 프로 실험 버전과 2.0 플래시. 플래시 라이트 등 공개 성능 높이고 비용 낮춰, 플래시엔 이미지 생성 및 텍스트-음성 변환 추가 예정

2025-02-06     김동원 기자
구글이 제미나이 2.0 시리즈를 출시했다. /구글

인공지능(AI)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오픈AI, 딥시크 등 경쟁사에 추격을 허용한 구글이 새로운 AI 모델 ‘제미나이 2.0’ 시리즈를 출시했다. 더 복잡한 문제를 추론할 수 있는 추론 모델과 빠른 응답 속도를 가진 경량 모델 등이다. 최근 오픈AI에 이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낮은 비용의 추론 모델을 공개한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각) 구글은 자사 블로그에 새로운 구글 제미나이 2.0 모델 출시를 알렸다. 이번에 공개한 모델은 △제미나이 2.0 프로 실험 버전(Gemini 2.0 Pro Experimental)과 △제미나이 2.0 플래시(Gemini 2.0 Flash) △2.0 플래시 라이트(2.0 Flash-Lite) 등이다.

제미나이 2.0 프로는 구글이 지금까지 공개한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코딩 성능과 복잡한 프롬프트 처리 능력을 갖춘 모델이다. 구글에 따르면, 이 모델은 200만 개 토큰 길이의 최대 콘텍스트 윈도우(입력할 수 있는 정보량)를 지원한다. 약 150만 단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방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고, 구글 서치, 코드 실행과 같은 도구를 불러올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모델은 현재 구글 AI 스튜디오 및 버텍스 AI를 통해 개발자용 실험 모델로 제공되며,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이용자들은 데스크톱 및 모바일의 모델 드롭다운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라이 카바쿨루(Koray Kavukcuoglu) 구글 딥마인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로그에서 “그동안 제미나이-Exp-1206과 같은 제미나이 2.0의 초기 실험 버전들을 공유하면서, 개발자들로부터 강력한 성능과 코딩과 같은 실제 활용 사례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왔다”면서 “제미나이 2.0 프로 실험 버전은 이러한 피드백을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제미나이 2.0 플래시 라이트와 플래시, 프로의 성능 비교. /구글 블로그 캡처

또 구글은 구글 AI 스튜디어와 버텍스 AI의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API)을 통해 업데이트된 제미나이 2.0 플래시를 활용하게 했다.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구글이 지난달 실험 버전으로 출시한 짧은 지연시간과 향상된 성능을 갖춘 개발자용 고효율 모델이다. 올해 초 더 복잡한 문제를 추론할 수 있는 능력과 플래시의 빠른 응답 속도를 결합해 성능을 개선한 ‘2.0 플래시 씽킹 실험 버전(2.0 Flash Thinking Experimental)’을 구글 AI 스튜디오에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약 100만 개 토큰 길이의 콘텍스트 윈도우를 지원하는 동시에 방대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카바쿨루 CTO는 “이제 개발자들은 2.0 플래시를 기반으로 프로덕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또 “2.0 플래시는 주요 벤치마크에서 향상된 성능과 함께, 구글 AI 제품 전반에서 더 많은 이용자에게 일반 공개된다”면서 “이미지 생성 및 텍스트-음성 변환 기능도 곧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AI 비용 절감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2.0 플래시 라이트’도 공개했다. 기존 1.5 플래시와 동일한 속도와 비용으로 높은 품질을 제공한다. 2.0 플래시와 마찬가지로 약 100만 개 토큰 길이로 콘텍스트 윈도우와 멀티모달 입력을 지원한다. 일례로 약 4만 장 사진에 대해 관련성 높은 한 줄 캡션 작업을 구글 AI 스튜디오 유료 버전에서 1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수행 가능하다. 그만큼 사용자는 저렴한 비용의 높은 품질의 AI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의 경우 사용자가 신뢰하고 AI를 이용할 수 있게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완 조치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일례로 제미나이 2.0 시리즈는 자체적으로 응답을 평가하는 새로운 강화 학습 기법을 적용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으며, 민감한 프롬프트 처리 능력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AI 시스템이 탐지할 가능성이 높은 데이터에 악성 명령을 숨기는 ‘간접 프롬프트 인젝션(Indirect Prompt Injection)’과 같은 보안 위협을 평가하기 위해 자동화된 레드팀 테스트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제미나이의 안전성과 보안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구글의 행보는 추론 성능 향상과 더불어 개발 비용을 낮추고 있는 오픈AI, 딥시크 등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호텔에서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AI 모델 성능은 매년 높아지는 반면, 비용은 반대로 낮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비용 측면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 10배가량 비용을 줄인 것을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제품들에서 환상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글이 제미나이 2.0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양사 경쟁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AI 스타트업 대표는 “구글이 보유한 AI 원천 기술은 무시할 수 없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선 더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내는 AI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