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연대한 카카오, AI 중심에 ‘사용자’ 두다
사용자 모르는 사이에 AI 쓰는 ‘사용자 친화 AI’ 강조 사용자 위해 타사 AI 모델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추진 오픈AI와도 협업… 샘 올트먼 “카카오와 공동 제품 계속 만들어갈 것”
오픈AI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전략은 ‘사용자 친화’였다.
카카오는 4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호텔에서 ‘카카오 미디어데이’를 열고 자사 AI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오픈AI와의 협력도 공개하며 AI 전략을 공고히 했다.
이날 카카오가 밝힌 AI 전략은 사용자를 향해 있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우리가 잘해온 것은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일상에 기술을 스며들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카카오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가치이자 AI 시대에서도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5000만 사용자와 함께 하는 카카오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AI 기술과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면서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일상에서의 변화를 가져왔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은 이미 문자메시지 대신 PC와 스마트폰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여기엔 선물하기와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 서비스가 접목돼 계좌 송금, 선물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T’ 서비스는 택시, 대리, 주차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했고, 카카오헬스케어가 출시한 AI 기반 스마트 혈당 관리 솔루션 ‘파스타’는 혈당과 건강 습관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의료 바이오 빅데이터 전문가인 마이크 체리(Mike Cherry)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해 5월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 주도로 마련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와의 대담에서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체리 교수는 파스타에 대해 “사용자가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기술에 익숙한 사람도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데, 사용자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파스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대표 메신저 계정을 통해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지속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모든 기술 기업이 가져야 할 자세”라며 “카카오헬스케어의 접근 방식은 당뇨병 관리뿐만 아니라 다른 만성 질환 관리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사용자 친화 AI를 구축하기 위해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AI)에서 처음 공개한 이 전략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의 우수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사용자에게 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소형언어모델(sLM)을 자체 개발하면서도 성능이 입증된 타사 AI 모델을 적극 이용하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우리는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 모델에만 국한하지 않고 서비스별로 다른 AI 모델이 사용될 수 있다”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멀티모달 모델을 사용자가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있지만, 우리는 모델별 특성을 이용해 사용자 스스로 선택하지 않아도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기업으론 처음으로 오픈AI와 협력을 체결했다. 현재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생성형 AI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함께 사용자 친화 AI 서비스를 구축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카나나 서비스에 자체 언어모델과 더불어 오픈AI 모델을 활용하고, 함께 공동 제품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고 꿈꾼다”며 “사용자 경험을 AI 기반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오픈AI의 응용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 등을 카나나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AI 프로젝트 런칭에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카카오와) 미션과 비전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정답을 찾아가며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할 여정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 카카오와 공동 제품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